옷걸이는 폐페트병· 키카드는 나무…자연과 공존 꿈꾸는 '야크마을'

"조성 과정부터 자연 최대한 보존"…감귤창고 등 이색풍경
객실 내 1회용품 어메니티 최소화…"고객들 친환경 제품 선호"

 야크마을에 설치된 목재아크상
야크마을에 설치된 목재아크상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에 위치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야크마을' 본관에 들어서자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의 목재 야크상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2019년 제작된 이 야크상은 BYN블랙야크그룹의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쌓거나 옮길때 이용하는 받침대인 팔레트(Pallet)를 재활용했다. 2022년 4월15일 야크마을 준공을 기념해 이곳에 설치됐다.

이 목재 야크상은 친환경 숙박시설을 표방하는 야크마을의 특징을 대표한다. 야크마을은 "히말라야를 오르내리는 유일한 동물인 야크는 짐을 운반해주고 털갈이를 해 친환경 보온 소재를 내어주며 배를 채울 때에도 가지와 이파리만 먹고 뿌리를 남겨둬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1992년 UN이 채택한 '여행 및 관광산업을 위한 아젠다'는 관광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제시한 최초의 지침이다. 이후에도 2005년 UNEP-UNWTO의 '관광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들기위한 정책입안자 지침', 2015년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2015년 UNWTO의 2030년 관광아젠다 등 지속가능한 여행이 논의된 것은 30년이 넘었지만 그 필요성과 가능성이 대중들에게 각인된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였다.

2020년 UNWTO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10대 중점 분야로 기후변화, 플라스틱 사용, 자원효율성 등을 제시했다.

호텔 등 숙박업소도 전환점에 섰다.

2021년 기준 제주도 관광숙박업체는 6521개, 객실수는 7만7877개에 달한다. 도내 관광업체에서 숙박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로 전국 평균 6.7%보다 3배 더 많다.

관광숙박업의 폐기물 발생량 원단위는 0.86kg으로 업종 전체 평균인 0.63kg의 약 1.4배다.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해오던 숙박업계에 최근 몇년사이 '친환경'바람이 불고 있다.

◇"자연과 공존" 철학 내세운 친환경 숙소 표방

야크마을 전경(야크마을 제공)
야크마을 전경(야크마을 제공)

약 10만㎡(3만평) 규모로 조성된 야크마을은 크게 본관동, 숙박동으로 나뉜다.

본관동에는 각종 연회를 비롯한 대규모 행사에 활용되는 컨벤션 센터인 '러브 온 얼스', 소규모 모임을 즐길 수 있는 세미나룸 '싱잉 온 얼스', 제주의 식재료와 특산물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및 감각적인 디저트가 있는 베이커리, 카페 등이 들어섰다.

숙박동은 아웃도어인들의 성지인 히말라야의 정신을 담아 객실을 히말라야 16좌 이름으로 지었다.

숙박동은 일반적인 객실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으로 꾸며졌다. 3가지 타입의 개별 복층 건물로 한라산을 조망하며 자쿠지와 정원을 즐길 수 있는 '비자트 홈', 숲 속 캐빈과 카라반에서 별도의 장비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비자트 캠핑'이 있다.

숙박동은 일반 수직 형태의 높은 건물 대신 곡선 형태의 낮은 건물을 여러 동 두는 방식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최대한 보존했다고 야크마을측은 설명했다.

'보존'은 야크마을 조성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다.

공사 도중 나온 암석을 조경에 사용했고 부지에 있던 감귤창고는 완전히 허물지 않고 형태를 남겨놨다. 고급스럽고 깔끔한 숙소와 대비되는 낡고 거친 느낌의 감귤창고가 오히려 고풍스러움과 제주다움을 더해줬다.

감귤창고뿐만 아니라 감귤밭도 훼손하지 않고 숙박객들이 영농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겨울철 이 곳을 찾으면 노란 감귤을 즉석에서 따고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야크마을 조성과정에서 부지에 있던 감귤창고는 완전히 허물지 않고 형태를 남겨놔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야크마을 제공)
야크마을 조성과정에서 부지에 있던 감귤창고는 완전히 허물지 않고 형태를 남겨놔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야크마을 제공)

야크마을 주변에 있는 둘레길 '야크레'도 최대한 '자연' 그대로를 살려 조성했다. 한라산과 푸른바다를 끼고 흙길을 걷는 매력은 도심 속 특급호텔에서는 누릴수 없는 호사다. 야크마을 관계자는 "걷다가 막히면 돌아서 가야할만큼 일부러 인공적인 길을 만들지 않아서 둘레길 본연의 멋을 느낄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가로 30m, 세로 13m의 대형 야외 수영장인 '아웃도어 풀'은 한라산 지하 200m 천연 화산암반수를 32도의 미온수로 사용했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통과로 우리나라도 2024년부터 객실 50개 이상 숙박업소에서는 1회용 어메니티 (amenity: 호텔 내 샴푸, 치약 등의 비품)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야크마을은 일찌감치 개장 당시부터 객실 내 1회용 어메니티 대신 고체로된 샴푸와 재활용 종이 용기를 사용한 바디 로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야크마을 주변 둘레길 아크래(야크마을 제공)
야크마을 주변 둘레길 아크래(야크마을 제공)

야크마을 관계자는 "야크마을 어메니티는 영국비건협회의 심사를 거쳐 공식인증을 받은 제품들로 고체가 불편하다고 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제품의 질도 좋고 오히려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야크마을에서는 객실 침구도 특별한 오염이 있지않은 이상 3박 이상이어야 교체하고 있다.

객실에서 친환경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객실 키카드는 나무, 옷걸이는 폐페트병, 객실 안내문은 100% 재생펄프를 사용한 종이로 제작했다.

야크마을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새로운 영감을 전하기 위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라며 "자연과의 공존을 철학으로 내세운 BYN블랙야크그룹의 방향성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햤다.

<strong>◇블랙야크 "국내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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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에 전시된 폐트병 수거함과 폐폐트병 재활용 제품
야크마을에 전시된 폐트병 수거함과 폐폐트병 재활용 제품

BYN블랙야크그룹은 1973년 등산용품 및 장비 업체 '동진'사를 시작으로 현재 고기능성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BYN블랙야크그룹의 환경, 도전, 믿음, 존중, 나눔 등 5가지를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내걸었다.

그 중에서도 배출-재활용-제품생산-소비까지 이어지는 국내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5월 화학섬유 제조기업 티케이케미칼을 시작으로 먹는샘물 스파클, 두산이엔티를 비롯해 환경부, 제주도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 7월 국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패션 제품 시장화를 국내 최초로 성공했으며 블랙야크, 블랙야크키즈, 힐크릭, 나우 등 자사 브랜드를 통해 '플러스틱(PLUSTIC)'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플러스틱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말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의미이다. 첫 상용화 제품 티셔츠를 시작으로 현재는 재킷, 패딩, 바지, 플리스 등 의류부터 가방, 모자, 목도리, 신발 등 용품까지 전 품종으로 확대하며 2023년 5월 말까지 투명 페트병(500ml 기준) 약 6800만병을 재활용했다.

블랙야크그룹의 국내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은 2021년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한국관 부스에서 전 세계에 소개됐다. 같은 해 전 세계 아웃도어패션기업으로는 최초로 유엔 자발적공약 국제친환경 인증인 'GRP 최우수 등급(AAA)'을 획득하기도 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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