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싸준 반찬 잘 챙겨 먹고, 또 보자. 도착해서 전화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의 종합버스터미널.
양손 가득 가족이 챙겨준 반찬과 과일을 비롯한 짐가방을 든 귀경객들이 쉴 새 없이 터미널 안으로 향했다.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친 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들로 붐비며 대합실 의자는 일찌감치 빈틈이 없었다.
이날 수도권으로 향하는 버스는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며 인파가 몰린 것이 체감됐다.
대기 자리를 찾지 못한 귀경객들은 본인의 캐리어 위에 앉는가 하면 구석지 한켠에 앉아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렸다.
승차장은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한 가족들로 붐볐다.
60대 부부는 인천으로 향하는 20대 딸을 배웅하며 두고 간 것은 없는지 재차 묻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딸은 "전화할게"라는 말을 남겼고, 아버지는 딸이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연거푸 양손을 흔들었다.
60대 이진수 씨 부부는 "딸과 함께 간만에 5일간의 시간을 보냈다.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 아쉽다"며 "다른 것 필요 없이 건강하게 지내다 3월 연휴에 보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승차장의 한 버스에 귀경객들이 짐을 싣고 있다. 2025.1.3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5/1/30/7106605/high.jpg/dims/optimize)
남은 가족들은 떠나는 이들의 버스에 짐을 실어주거나 등을 토닥이며 포옹을 하기도 했다.
자취생 아들에게 챙겨준 반찬을 잘 먹으라는 부모의 타이름에 '도착해서 전화하겠다'는 답변을 대신한 아들도 있었다.
서울로 향하는 이미담 씨(26·여)는 "근무로 인해 이틀만 광주에 내려왔다 올라간다. 5개월 만에 엄마 아빠 얼굴을 본 셈"이라며 "오랜만에 엄마 밥을 먹고 본가에서 시간을 보내 행복했다. 지금 올라가면 또 언제 볼 지 몰라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배웅하던 김명신 씨(54·여)는 "반가운 마음이지만 아쉬움만 더 커진 것 같다"며 "새해 소망으로 올해는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자고 한 만큼 조만간 시간을 내 딸을 보러 올라갈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광주에서 서울 요금소까지 버스로 4시간 30분이 예상돼 평소보다 1시간 10분가량 더 걸릴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전망했다.
![본문 이미지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광주 서구 광천동의 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한 가족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3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5/1/30/7106606/high.jpg/dims/optimize)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