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2년…원인 놓고 여전한 네탓공방

현장근로자 6명 사망…공법 무단변경 등 드러나

사고수습 15일째였던 지난 2022년 1월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2022.1.25/뉴스1 ⓒ News1
사고수습 15일째였던 지난 2022년 1월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2022.1.25/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2년 전 도심 한가운데서 신축 중이던 초고층 아파트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2년이 지났지만 사고 현장 앞은 그날의 흔적들이 남겨져 있고 시민들은 충격과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고는 불법 재하도급과 계약비리 등 이윤을 좇던 기업이 자아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무너진 아파트의 철거와 재시공을 약속했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축 아파트 16개 층 '와르르'…엄동설한 속 인부 6명 실종

새해벽두인 2022년 1월11일 오후 3시46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201동 39층부터 23층까지 일부가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다쳤고 6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매몰자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실종자 대부분이 건물 고층에 매몰돼 있는데다 유례없는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로 구조 작업은 장기화됐다.

광역단위 소방당국의 여력으로는 구조작업이 불가능하자 대통령 특별지시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꾸려지기도 했다.

결국 사고 발생 29일 만인 2월8일 마지막 매몰자가 수습됐다. 매몰자 6명 전원은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2월10일 긴급구조통제단이 종료되기까지 1만6525명의 구조대원이 동원됐으며 장비 2236대가 투입됐다.

수습 과정에서 사망자들에 대한 애달픈 사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은 커져만 갔다.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당시 대선후보부터 지자체장, 시민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다녀갔다.

총 907명의 추모객이 2월22일까지 11일동안 아픔을 함께 나눴으며 기독교, 불교, 천주교 3개 종교단체의 추모식도 개최됐다.

지난 2022년1월1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일대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노란 리본이 걸려있다.  2022.1.18/뉴스1 ⓒ News1
지난 2022년1월1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일대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노란 리본이 걸려있다. 2022.1.18/뉴스1 ⓒ News1

◇'공법 무단 변경…동바리는 없었다' 불법행위 정황 속속

국토교통부는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의 원인 파악과 수습을 위해 인력을 급파하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건축구조·건축시공·법률 등 관련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으며 1월12일부터 약 2개월간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이후 조사위는 붕괴 주요 원인으로 '무단 구조변경'을 지목했다. 또 콘크리트 품질관리, 관리 소홀 등 전반적인 관리 부실도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했다.

수사기관인 광주경찰청 역시도 사고 발생 직후 청장을 중심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붕괴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청은 '데크플레이트 시공 방식 변경'과 '지지대(동바리) 미설치', '콘크리트 불량' 등 3가지를 붕괴원인으로 꼽았다.

39층 바닥면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공사 편의성을 위해 설치한 PIT층(난방배관, 우수, 오수 배관 등을 청소와 수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있는 층) 콘크리트 지지대에서 과도한 하중이 발생, 붕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데크플레이트 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하면서도 사전 구조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콘크리트 하중을 견디는 동바리 미설치(36~38층)도 지지력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여기에 미흡한 품질관리로 하부층 콘크리트가 적정 강도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39층 바닥에서 최초 붕괴가 발생, 23층까지 16개층이 연쇄 붕괴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는 책임 없어" 책임 떠넘기는 네탓공방

화정동 붕괴참사의 형사적 책임을 가리는 재판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형사사건의 피고인만 해도 HDC현대산업개발 등 3개 법인과 개인 17명 등 20명에 달한다.

해당 재판은 2022년 4월13일에 접수돼 현재까지 공판준비기일을 포함해 34차례의 공판이 열렸다.

그동안의 공판에선 붕괴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3개층 동바리 철거 지시자가 누구인지와 그 책임소재, 데크플레이트 공법 임의 변경 지시자, 공법 변경에 따른 건물 붕괴 위험성 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들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계속됐다.

특히 피고인들은 붕괴참사의 책임 여부를 시공사, 하청업체 등으로 서로 떠넘기며 책임소재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증인심문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해당 재판은 2월19일 속행된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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