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일가 미술관 공사장 '위험천만'…화재 노출에 안전망도 없어

배전반 옆에 버젓이 고압산소통, LPG 가스통 배치
기장군청 "민원 제기 때마다 안전 점검 진행했다"

청광문화재단의 청광리미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고압산소통과 LPG 가스통 을 모아둔 곳 인근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2025. 4.10. 손연우 기자
청광문화재단의 청광리미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고압산소통과 LPG 가스통 을 모아둔 곳 인근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2025. 4.10.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 부부 아들이 대표로 있는 청광문화재단의 청광리미술관 건립 현장에서 위험물 안전관리와 안전시설 설치 등 관계 법령을 준수하지 않은 채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지적에도 개선은 더디고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역 단체장과 가족의 안전불감증과 관리·감독 기관의 늦장 행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청광문화재단은 지난해 8월 부산 기장군 일광읍 천광리 일원 6015㎡ 땅에 지하 2층~지상 2층(연면적 3194㎡) 규모 문화집회시설 1동을 짓는 내용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현재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장에는 다량의 고압 산소통과 LPG 가스통들이 전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배전반 바로 옆에 놓여있고, 그곳에서 불과 5m 내 정도 거리에서 근로자들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용접 불꽃이 튀거나 배전반 누전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이었으나 소방 안전 관리자는 없었고, 공사장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소화기는 배치돼 있지 않았다. 낙하물 안전망도 설치돼 있지 않아 근로자들은 안전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소방 안전 관리자 미배치 문제는 지난 2월 같은 기장 지역에서 발생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시 불은 작업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시공사 대표 등 6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기장군청과 박 시장 측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미술관 공사 금액이 소방 안전 관리자 배치 기준 미달 금액이어서 해당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 A 씨는 "모든 공사 현장 안전관리계획에서는 화기 관리인이 배치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안전관리 비용을 별도로 편성해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하게 돼 있다"며 "(군청) 직원 설명대로라면 규모가 작은 공사 현장에서는 사고가 나도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본문 이미지 - 청광문화재단의 청광리미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고압산소통과 LPG 가스통 등을 모아둔 곳 인근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2025. 4.10. 손연우 기자
청광문화재단의 청광리미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고압산소통과 LPG 가스통 등을 모아둔 곳 인근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2025. 4.10. 손연우 기자

환경법 위반 소지도 포착됐다. 관련법에는 공사장 외부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정화 시설을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사토 처리를 위해 설치돼야 하는 세륜장이나 고압 살수차 등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사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 등 차량이 오염된 채 공사장 내·외부를 드나들고 있었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기장군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공사장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고 어떠한 행정 처분도 내려지지 않았다.

주민 B 씨는 "박 시장이 주말에 이곳에 오는 것을 종종 봤다"며 "시장 가족이 관련된 곳이고 공익재단에서 추진하는 미술관 건립 현장인데,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소방·건축·환경법을 모두 위반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장군청 측이 공사장 안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근로자가 다치거나 사고가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기장군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현장 관계자에게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사진 등으로 현장을 확인했다"며 "11일 현장 점검을 나갔고 민원 일부에 대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청광문화재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전화는 재단이 아닌 박 시장의 배우자가 운영했던 화랑으로 연결됐고, 재단 측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시공사 측에도 연락을 취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청광리미술관은 2026년 준공될 예정이다. 부지는 총 6015㎡ 중 청광문화재단이 2220㎡, 나머지는 박 시장 사위와 아들을 비롯해 지인 등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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