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해외에 서버를 두고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550억원의 자금세탁을 한 조직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보성 부장검사)는 22일 부산지검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도박사이트 자금세탁 총책 A씨(42), 자금관리・인출책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수협조합장 등 자금세탁에 가담한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해외로 도피한 도박사이트 운영총책 甲(갑)씨(35·범행개요도 참고)는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다.
검찰공소 사실에 따르면 甲씨는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자금세탁 총책 A씨 등과 함께 아파트 재개발 등 투자, 강남 신사동 부지·해운대 고급 아파트 등 부동산 매입, 40억원 상당의 부가티 등 초고가 슈퍼카, 백남준, 피카소 등 유명작가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55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자금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2017년 2월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할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한 甲씨는 국내 조직원 등과 16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도박개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19년 5월 해외 도피한 후 베네수엘라 국적을 취득해 사이트 운영을 지속해왔다.
甲씨가 불법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불법자금은 조직의 국내 자금인출책 G씨(32)가 1일 인출 한도 600만원인 대포통장 100개로, 매일 6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정기적으로 자금세탁책 F씨(41)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甲씨와 자금세탁 총책 A씨 등은 이 현금으로 2020년 2월부터 9월까지 타이어회사를 140억원에 인수하고 타이어를 구매하거나 83억원 상당의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또 甲씨와 F씨는 2019년 2월부터 2020년 1월 대포통장에서 140억을 현금으로 인출해 조직원 G씨에게 건네고 G씨의 부친이자 모 수협조합장인 H씨를 통해 가족, 지인의 명의로 어선 3척과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A씨는 그의 배우자 B씨와 2019년 1월부터 2021년 11월 甲씨의 범죄수익금으로 해운대 아파트를 3차례 구입과 판매를 반복하며 27억원의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현금 17억원 상당 등 甲씨의 범죄수익을 B씨와 장모 C씨 명의 각 계좌로 입금 후 여러 계좌로 수회 이체해 자금세탁 및 타인실명 거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2022년 12월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해 6월 피의자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계좌추적과 기소 전 추징보건 청구를 통해 부동산 445억원, 금융자산 20억원, 부가티·페라리 등 스포츠카 50억원 등 총 535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백남준, 피카소, 앤디워홀 등 유명 작가의 고가 미술품도 서울 소재 은닉처에서 압수했다.
압수수색 결과 A씨가 일시적으로 보유한 현금만 500억원에 달하며 주범인 甲씨, A씨와 범죄에 가담한 가족, 조직원들은 세탁된 자금으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강남에 빌딩을 짓는 등 초호화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성 부장검사는 "범죄수익 550억원의 97%에 달하는 은닉 자산을 확보해 국고로 환수할 수 있게 됐다"며 "해외 도피 중인 甲씨의 소재와 추가 범죄 수익에 대해 계속 수사해 범죄로는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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