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메타가 한국 AI칩 팹리스(설계 전문)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인수를 타진하면서 이 기업 설립 초기부터 시드투자사로 나서 파트너십을 맺은 네이버(035420)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인수 성사 시 퓨리오사AI 기업가치가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퓨리오사AI 설립 이전 첫 투자사로 나서 기업 투자사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메타에 지분 매각 시 상당 규모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SF를 통해 2017년 퓨리오사AI 법인 설립 전부터 시드 투자(5억 원)를 단행했다. 이후 시리즈A(80억 원), 시리즈B(800억 원) 등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시리즈A 참여사는 네이버 D2SF 외 △DSC인베스트먼트 △슈미트(슈미트밸류업개인벤처조합제1·2호) 등이고, 시리즈B 참여사는 △DSC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이다.
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약 1억 1500만 달러(약 1670억 원) 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설립 당시 3명에서 현재 직원 수 130명 규모의 중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퓨리오사AI는 삼성전자(005930)·AMD 출신 백준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인공지능(AI) 성능을 높이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고 있다.
2세대 NPU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 제품과 비교해 기술력이 크게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타가 이 기업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
공동창업자인 백 대표와 김한준 CTO의 지분율은 2023년말 기준 각각 18.4%와 6.0%다.
투자사별 투자금액, 라운드별 투자 비중, 퓨리오사AI 현재 지분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퓨리오사AI는 비상장사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데다 투자사별 투자금을 파악했더라도 초기투자·시리즈A·시리즈B 시기별로 기업가치가 달라 비중 산출엔 어려움이 있다.

네이버는 퓨리오사AI와 △AI 플랫폼(하이퍼클로바) △자율주행 △로보틱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네이버클라우드와 퓨리오사AI는 '한국 NPU 데이터센터(NPU팜) 구축사업'에 NHN클라우드·KT클라우드·사피온·리벨리온·업스테이지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LLM(거대언어모델)을 포함해 외부와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해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 D2SF가 지분을 전부 매각하지 않고 일부 유지하면서 이를 매개로 메타와 AI 반도체 분야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이번 딜이 성사되면 메타와의 협업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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