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카카오VX 매각 추진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무책임한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게임즈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 용인 카카오AI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매각과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VX의 매각과 골프사업 매각 계획을 공식화했다.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와 골프 예약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며 스크린골프 점유율 2위, 예약 플랫폼 점유율 1위를 기록해 온 회사다.
카카오 노조는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해고와 권고사직 통보를 받아왔고 구조조정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라며 "이번 매각은 직원은 물론 카카오VX 시스템을 도입한 2000명의 소상공인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분회장은 "회사의 미래를 가늠하지 못한 채 직원들이 또다시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으로 떠나야 할 위기에 놓였다"며 "회사의 진정한 주인은 헌신해온 크루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범기 카카오VX 조합원 역시 "스크린골프 매장 개설에 수억 원이 드는 현실을 고려하면 매각으로 인한 브랜드 이탈은 점주들에게도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대 카카오지회 사무장은 "카카오VX 투자로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이 수백억의 차익을 거뒀지만 VX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희망퇴직,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했다"며 "카카오 공동체는 책임 있는 자세로 노동자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무책임한 구조조정과 매각 중단 △고용 안정 보장 △단체협약 성실 이행 △노동자 단결권·교섭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는 카카오VX 매각과 구조조정에 노동자와 근로환경을 결정하는 교섭에서도 책임보다는 회피를 선택했다"며 "카카오게임즈 노동자의 복지, 장기적 근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단체교섭은 현재 교착 상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진전의 여지가 없는 모든 법인의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일괄 결렬하고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공동교섭·일괄타결을 목표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제1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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