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지난해 4분기 순매출 93억 유로(약 14조 원), 순이익 27억 유로(약 4조 1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조사기관 LSEG의 예상치(순매출 90억 7000만 유로, 순이익 26억 4000만 유로)를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1.7%다.
ASML의 향후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4분기 수주 금액은 70억 9000만 유로(10조 7000억 원)로 전분기 대비 169% 급증했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CNBC는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인 '딥시크'로 인해 AI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ASML의 4분기 수주액 증가는 첨단 AI 칩 생산장비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ASML의 지난해 연간 순매출은 283억 유로, 순이익은 76억 유로로 집계됐다. 매출총이익률은 51.3%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EUV 장비 가격은 대당 2000억~3000억 원 수준이며 연간 생산량은 50대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4분기 수주 금액 중 30억 유로를 EUV 장비가 차지했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실적에는 하이(High) 뉴메리컬애퍼처(NA) EUV 장비 두 대의 매출이 반영돼 있다"며 "ASML은 4분기에 세 번째 High NA EUV 장비를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혔다.
ASML은 올해 1분기 순매출을 75억~8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을 52~53%로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순매출 300억~35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51~53%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보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거란 의미다.
푸케 CEO는 "AI의 성장이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면서도 "AI가 가져온 시장 역동성의 변화가 ASML의 고객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것은 아니며, 이로 인한 기회와 리스크가 ASML의 올해 매출 전망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로 인한 AI 시장 변화와 관련해 "AI 비용이 낮아지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해질 수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기회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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