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T&G(033780)가 26일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다시 한번 맞붙는 모습이다. 주총 안건으로 대표이사 사장을 집중투표제에서 배제하는 정관 변경 내용을 올리면서 이에 대한 찬반이 격하게 부딪치고 있다.
KT&G는 이날 대전 대덕구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건 외에 △이사 선임(사내 1명, 사외 2명)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1명)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이사의 인원수 명확화 △감사위원 선임 관련 조문 정비 △대표이사 사장 선임 방법 명확화 △분기배당기준일 변경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 등의 내용이 올랐다.
이 중 가장 쟁점이 된 안건은 '대표이사 사장 선임 방법 명확화'다.
현재 KT&G는 대표이사 선임을 사내·외 이사 후보를 동시에 복수로 집중투표하는 방식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방경만 사장 선임 당시를 예로 들면, 방 사장 후보와 함께 사외이사 3명 등 4명의 후보를 한꺼번에 2표씩 집중 투표를 가졌다. 1주당 2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2표를 1명의 후보에게도 몰아주는 투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방 사장 후보는 무난히 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사외이사 후보에서는 소수 주주인 FCP 측 이사와 IBK기업은행 측 사외이사가 단일화를 이루면서 KT&G 측 사외이사를 밀어내고 IBK기업은행 측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바뀌는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경우 안건을 분리해 대표이사는 따로 주주들의 찬반을 묻고, 나머지 이사들을 집중투표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반대를 권고했고, FCP 역시 집중투표제의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7.10%) 역시 지난 20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소수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을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또 다른 주요 주주인 IBK기업은행(7.59%) 측에서는 뚜렷한 찬반 의견은 아직이다. 기업은행 측은 "이번 정관 개정 사유가 주주 입장에서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방안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관 변경 자체는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방 사장이 어렵지 않게 사장 자리에 올랐던 것처럼, KT&G에 친화적인 주주가 더 다수라는 평가다.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는 본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상황이다.
KT&G는 "50%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한 사장이 선임될 경우 사장 후보에 대한 전체 주주의 찬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향후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외 유력 기관투자자와 주요 주주들은 집중투표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임했던 지난해 당사 주총에 대해 여러 경로로 우려를 전달해 왔다. 이에 따라 정관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상학 수석부사장이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사외이사 후보로는 지난 3년간 KT&G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손관수·이지희 후보자를 재선임하는 안건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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