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체제로 들어선 남양유업(003920)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사업 개편과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얻은 성과다. 다만 실적이 개선됨과 동시에 매출이 줄고, 연구개발 인력도 줄인 영향도 있어 실적 개선의 지속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25일 남양유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의 당기순이익은 2억 5000만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2019년 3분기 이후 6년 만에 흑자로, 영업손실도 전년도 715억 원 적자에서 98억 원 적자로 86.3% 적자 폭이 줄었다.
남양유업 측은 실적 개선의 이유로 "강도 높은 경영 혁신을 통해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며 "신규 이사회를 구성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적 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남양유업의 매출 역시 95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실적이 개선된 데에는 판매관리비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의 판관비는 2023년 2607억 원에서 지난해 2057억 원으로 550억 원가량 줄었다. 적자 감소 폭이 61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판관비 절감이 실적 개선의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판매관리비 중에서는 기타판관비가 270억 원, 광고선전비가 180억 원 각각 감소했다. 기타판관비에는 잡비, 교육훈련비, 접대비, 종업원보상비 등이 포함되는데, 임직원의 교육, 성과 보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광고선전비 감축은 마케팅 활동의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도 줄었다.
인력 면에서도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임직원 수는 2023년 2070명에서 지난해 1887명으로 200명 가까이 감축됐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도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며, 그나마 진행된 지난해 연구개발 실적은 대부분 PB 제품이 주를 이뤘다.
이를 종합하면 남양유업의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은 비용 절감에 의한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 매출이 줄고 인력과 연구 개발을 줄여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비용 절감, 비효율적 부문 정리, 핵심사업 강화 등의 전략으로 단기적 이익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매출이 줄더라도 비용 절감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했을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매출 증가, 인적 자원 투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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