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업계가 지난해 겨울 짝퉁 캐시미어 사태에 이어 올겨울 짝퉁 패딩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허위 과장 상품을 판매해 논란에 휩싸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혼용률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무신사는 1월부터 다운 및 캐시미어 소재 상품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42개 브랜드 165개 상품에 대해 문제를 확인하고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이들 브랜드는 무신사와 29CM 플랫폼에서 상품명과 상세 페이지 정보란에 다운과 캐시미어 소재에 대해 허위 내용을 적시한 문제로 안전 거래 정책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무신사에 따르면 상품 단위 기준 7968개 중 현재까지 시험 성적서가 제출된 비율은 약 87% 수준이다. 추가 조사를 거치면 하자 상품이 늘어날 전망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12월 입점 브랜드의 다운 혼용률 오기재 문제를 발견한 후 이달 초까지 12차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상세히 공개해 오고 있다. 문제가 발견된 브랜드와 상품명을 밝혀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예방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무신사 외 다수의 브랜드 편집숍, 패션 플랫폼, 온라인몰에서 해당 문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신사에서 혼용률 오기재로 제재를 받은 업체 제품이 버젓이 에이블리, 지그재그, W컨셉 등 타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
실제 무신사가 지난 4일 밝힌 혼용률 허위 기재 브랜드 7개 상품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뒤늦게 품절 처리됐다. 12일 추가 공개된 42개 브랜드 상품도 대부분 무신사 고지 이후 판매를 중단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물론 무신사의 조치 이후 일부 기업은 품질 확인 조치를 강화했다. 롯데백화점은 입점 패션 업체에 공인 시험 성적서 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네이버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패션 의류잡화 상품에 대해 허위정보 및 속성 오기입 상품의 경우 즉시 제재하고 퇴점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온라인 쇼핑 중개업체는 여전히 대응에 소극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총대를 메고 문제가 있는 상품을 발견해 공지하면 다른 플랫폼들이 해당 상품 명단만 확인해 뒤따라 판매 중단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무신사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 조치'에 급급하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선 패션업계의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락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른 기업도 적극적인 태도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것.
민간 차원에서 개별 기업 단위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정부, 학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혼용률 전수 검사가 신호탄이 돼 패션 업계에 건강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건강한 패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