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롯데(004990)그룹이 4분기 실적에서 계열사 전반으로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핵심 사업인 '롯데케미칼 리스크'가 컸다.
롯데는 올해 사업 재정비를 통한 매각과 신사업 추진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유동성 확보와 해외 투자 등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자회사 재무실적 개선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도 내놨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올해 사업 추진의 골자로 '혁신'과 '글로벌'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인도 신공장 설립 현장과 계열사 본사 방문 등 보폭 확대는 그 의지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해 90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낸 가운데 4분기에만 영업손실 2348억 원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역시 영업이익이 32.3%(3330억 원)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9380억 원)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600억 원을 비롯해 이달에만 25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롯데 측은 "수요예측 없이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로, CP는 파이낸싱 전략 중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유통 계열사 실적만 놓고 봐도 적자전환 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3%(1571억 원) 감소한 가운데 4분기 영업손실이 195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롯데쇼핑(023530)도 4분기 영업이익이 27.3%(1472억 원)나 감소한 가운데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하이마트(071840), 컬처웍스 등은 적자폭을 키웠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4분기엔 15.6%(92억 원) 증가하며 선방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2.2%(1849억 원) 빠졌다.

롯데는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과 수익성 중심 일환으로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과 비핵심 사업 매각 추진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렌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롯데웰푸드 증평 공장 매각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제빵사업 철수가 아닌 재정비 차원으로 부산, 수원 공장은 유지한다. 롯데웰푸드는 증평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롯데쇼핑이 15년 만에 자산재평가에 나서면서 토지 장부가 증가에 따른 롯데그룹의 총 자산은 139조 원에서 9조 5000억 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하는 자회사인 롯데인천타운을 흡수합병했으며, 롯데백화점 부산센텀시티점 매각도 추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과감한 사업 정리 일환으로 '나우인명동'(옛 LDF하우스)을 철수했으며,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역시 CD ATM 사업부 매각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매각이나 롯데하이마트 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롯데 측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 관계자는 "가장 핵심인 케미칼의 여파가 컸던 만큼 해외 PRS 계약을 통한 1조 3000억 원 조달과 파키스탄 공장 매각을 추진하며 국내 사업 재조정에 나설 것"이라면서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국내 사업 조정과 해외 사업 확장, 호텔은 (4성급)토지 매각과 위탁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엇보다 식품사업은 신 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강조한 만큼 글로벌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웰푸드나 칠성의 미래 해외 사업에 힘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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