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봐야 안다"…美 대선 '리셋' 바라보는 K-배터리 속내

'피격' 트럼프 대세론에 민주당 '선수 교체'로 응수…해리스 vs 트럼프 '접전'
'전기차 전환' 부정적인 트럼프 2기 대응전략 고민 속 "IRA 폐기는 못할 것" 관측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1월 미국 대선이 '트럼프 피격'에 이은 '바이든 사퇴'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격랑으로 빠져들면서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 산업계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축소·폐지를 공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한 충격 최소화를 고민해 왔는데,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퇴 당일인 21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등록 유권자 4001명을 조사한 결과, 전국 단위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지지율은 47%,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5%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집계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47.4%, 해리스 45.4%로 박빙이었다.

반세계화·반중국·반친환경 기조를 내세우는 '트럼프 2기'의 출범은 동맹국 중심 공급망 재편 전략에 기대왔던 한국 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기차 전환 반대 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로선 악몽이 될 수도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업계 전체 실적이 급전직하한 마당에,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IRA 보조금까지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최악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마주해야 할 처지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는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3공장의 건설 속도를 최근 하향 조정했는데,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다만 업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민주당 지지자들이 집결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높아졌고, 설령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더라도 IRA 폐지는 정치적·산업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관망하는 분위기도 있다.

미국 의회 구조상 IRA 법안을 폐지하려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표결에서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북미 공장이 세워진 미시간·테네시·조지아주 등은 모두 공화당 우세지역이어서 공화당 의원조차 IRA 폐지에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고강도 반(反)중국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중국산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동맹국은 한국이 유일해 'K-배터리'에 불리한 정책은 자가당착이란 관측이 많다. 다시 출발선에 선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계승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해 IRA 지침을 일부 변경할 순 있어도 법안 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주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이 기울어가던 판을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산업적으로는 "바이드노믹스를 연장해 나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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