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빅 배스' 초읽기…"2024년 결산에 부실 일부 반영"

부채비율 10년새 92%→282% '껑충'…한온시스템 품은 한국앤컴퍼니 당면 과제로
한앤컴퍼니 풋옵션가, 시세보다 높아…증권가, 한온시스템 '24년 컨센서스 하향조정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한국타이어 제공).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지난 3일 한앤컴퍼니가 가진 한온시스템(018880) 구주를 매입해 세계 2위 자동차 열 관리 기업인 한온시스템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 모회사 한국앤컴퍼니(000240)는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재계 순위 30위에 올랐지만, 한온시스템이 갖고 있는 부채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2년 뒤 한앤컴퍼니가 잔여 주식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부실을 해소하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빅 배스(Big Bath)'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17일 빅 배스 가능성과 관련해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부실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 및 향후 예상되는 구조 조정 비용에 대해서는 2024년 결산에 적정한 수준으로 일부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 배스란 부실 요소를 특정 회계연도에 한꺼번에 반영하는 회계 기법을 말한다. 과거의 부실 요소는 모두 기재하고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도 인지 시점을 기준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이듬해 실적이 더욱 개선돼 보이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이 교체되거나 회사 인수·합병 직후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0년간 한온시스템 재무는 악화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채 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82.7%로 전년 동기(257.56%) 대비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5년 92.2%에서 2019년 203.0%로 뛰었고, 2022년 283.9%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 268.5%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이에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2월 한국타이어로부터 받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 6000억 원 중 40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2000억 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하기로 했다. 실행에 옮기더라도 부채 비율은 220%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내야 하는 이자비용 추정치는 2300억 원대로 지난해 영업이익(2773억 원)의 82.9%를 차지한다.

한앤컴퍼니가 확보한 풋옵션도 문제다.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10월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라 한앤컴퍼니는 현재 갖고 있는 한온시스템 잔여 지분 중 최대 40%(5871만 8000주)를 2027년 1월 1주당 5200원에 매수할 것을 한국타이어에 청구할 수 있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4390원으로 풋옵션 행사 가격보다 낮다.

증권사들은 한국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인수로 조만간 빅 배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892억 원으로 3개월 전 컨센서스 대비 7.1% 감소했다.

한온시스템 CI(한온시스템 제공).
한온시스템 CI(한온시스템 제공).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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