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122일간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됐지만 당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전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불안에 빠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내수주(株)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관세 영향을 덜 받는 데다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1.35% 하락 출발했으나, 낙폭을 점차 줄이며 0.86% 내린 2462.2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오전 11시 22분 탄핵 인용 직후 잠시 회복했던 2500포인트는 결국 넘지 못하고 한 주를 마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국내 증시가 반등하지 못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화한 관세 이슈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자동차 관세에 더해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이로 인해 한국의 대미 수출 1·2위 품목 모두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휩싸였다. 오는 9일 미국이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효하고, 이튿날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커졌다.
이처럼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유통 등 내수주가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기대했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재정 지출 확대 기대가 커졌고, 내수주는 통상 관세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20조 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산불 피해에 따른 재해 복구용 10조 원 규모의 추경이 추진되는 가운데, 기업 지원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10조 원 내외의 추가 추경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야당은 35조 원의 추경안을 제시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비재나 유통 등 내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입 규제와 통상 마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출주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방어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내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고위험 고수익보다는 저위험 중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