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강등 알고도 자금 모집했나"…금감원 검사 착수(종합)

'CP 인수사' 신영증권 및 '등급강등' 신용평가사 2곳 검사
개별 판매 증권사 검사는 아직…"회생절차 진행 상황 봐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3.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3.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신건웅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와 신용평가사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도 투자자 자금을 모집했는지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회생 신청 관련한 의혹 및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13일 오후 4시 기업어음(CP) 등의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2곳에 대한 검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각각 금융투자검사3국, 금융투자검사1국 담당이다.

금감원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신청 전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CP 등을 발행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에 나섰다.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과정에서 양측의 사전적 논의가 있었는지, 신영증권도 이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언론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한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 검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신용등급 하락을 이유로 기습적으로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문제는 직전까지 CP 등을 발행해 해당 상품에 투자한 이들이 손실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27일 오후 5시 통보'가 신용등급 하향을 인지했다고 밝혔으나, 뉴스1 취재 결과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예정 사실을 1차 통보받고 이튿날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평가사들은 28일 신용등급 강등을 공식 공시했다.

홈플러스가 등급 하락을 인지한 2월 25일은 홈플러스 관련 특수목적법인(SPC)이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마지막으로 발행한 날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알고도 SPC를 통해 채권 발행을 강행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채권이 발행되게 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신영증권은 SPC를 설립해 수년 전부터 카드사로부터 홈플러스 카드매입채권을 인수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ABSTB를 발행해 왔다.

반면 홈플러스는 "ABSTB 발행 건은 이미 24일 승인·약정이 완료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검사에는 관련 상품을 판매한 개별 증권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부분은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고 채권이 동결된 상황이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관련 언급을 내놓은 직후 검사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 이슈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검사는 불가피하다"고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밝혔다.

그는 "전단채 판매 문제라든가,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과정에서 들어간 것 중 리테일로 떨어진 것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판단을 위해 감독기관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운영 과정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검사는 하되 이에 따른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심리적 쏠림으로 인해서 정상적인 운영이 안 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제일 주되게 볼 수밖에 없다"며 "금융회사와 관련한 이해관계자, 홈플러스를 포함한 여러 관계자와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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