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에 대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주가가 3배 넘게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약 한 달 만에 35%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이에 팔란티어는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매수된 종목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24년 11월 6일~2025년 2월 5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팔란티어 주식을 6억 7608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테슬라(16억 8084만 달러)에 이어 전체 순매수액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및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으로, 주로 정부 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및 정보 처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됐다.
AI 열풍을 타고 팔란티어의 주가는 지난해 17.17달러에서 58.46달러로 3.4배(240.47%) 이상 급등하며 미국 주식 시장에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64.98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달 31일에는 전고점을 다시 넘어섰다.
팔란티어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장 예상보다 뛰어난 실적을 발표하며 또 한 번 급등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팔란티어는 전 거래일 대비 23.99% 오른 103.83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급등 이튿날인 간밤엔 2.38% 소폭 하락했으나 101.36달러로 여전히 100달러를 상회한다. 올해만 34.81% 올랐다.
팔란티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억 2800만 달러, 영업이익은 3억 7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각각 27%, 23% 초과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4센트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27% 웃돌았다. 올해 가이던스도 매출액 37억 4100만~37억 5700만 달러, 영업이익 15억 5100만~15억 67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시됐다.
실적 발표 이후 월가에서는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비중 축소’ 의견에서 ‘비중 확대’로 투자등급을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60달러에서 95달러로 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목표주가를 90달러에서 125달러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팔란티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70배를 넘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기업 중에서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AI에서 발생하는 특수성이 있고, 실적 전망도 밝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란티어는 AI 혁명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팔란티어가 AI 시대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주가는 센티먼트 개선에 따른 단기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성장률 반등이 지속된다면 주가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외 지역에서의 매출이 여전히 저조하다고 언급했지만, 팔란티어는 미국 기업에 AI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강조했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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