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1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키워드는 '트럼프'였다. 도널드 트럼프 2기 기대감에 미국 관련 상품이 순매수 상위권을 휩쓸었다.
3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23일 기준 자금 순유입 상위 10종목 중 6종목이 미국 관련 ETF였다.
종목별로는 △TIGER 미국 S&P500(2위·6666억 원) △TIGER 미국나스닥100(4위·3532억 원) △KODEX 미국S&P500(5위·2937억 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6위·2935억 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9위·1801억 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0위·1690억 원) 등이다.
이처럼 미국 관련 ETF의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미국 증시 호황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때보다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을 내걸고 있는 만큼, 미국 증시도 혜택을 볼 거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간 S&P500지수의 1년간 상승률은 23.7%를 기록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를 맞이하는 글로벌 ETF시장의 수급은 2024년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 더욱 빠르고 강도 높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현금성 자산의 역할을 하는 단기채 ETF 등으로 자금이 쏠렸던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을 미리 예상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 관련 ETF들의 신규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하나자산운용은 배당성장과 배당수익, 주가모멘텀이 우수한 미국 기업들로 구성된 월배당 ETF '1Q 미국 배당30'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의 중소형 제조업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패시브 ETF 'ACE 미국 중심 중소형 제조업'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2월에도 미국 빅테크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우선주의의 수혜가 기대되는 미국 제조업, 특히 AI로 촉발되는 산업혁신이 가져올 기업실적 호전은 위험 자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하며, 여전히 성장 궤도를 구축하고 있는 AI산업과 정책 모멘텀 혜택을 받는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AI·전력 관련 ETF 상품을 추천했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도 "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대형주 내 '매그니피센트7'(M7) 중심의 강세가 나타나 다시금 쏠림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S&P500 이익 증가율 반등세에도 M7과 같이 시총이 큰 종목 중심으로만 이익의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M7의 합산 순이익 추정치가 컨센서스(시장전망치)를 10%가량 상회할 것으로 상향조정됐다"며 "최근 대형주 쏠림이 완화되며 눈높이가 낮아진 지금, M7의 밸류에이션도 유리해 M7 중심의 모멘텀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