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제4인뱅, 혁신사업·자금조달이 관건…심사는 엄격하게"

주담대 빨아들인 '인뱅 3사' 향해 "혁신 맞나?" 일침도

한국금융연구원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 2024.6.13/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 2024.6.13/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후보 컨소시엄들의 인가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다른 영역에서 실현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컨소시엄들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연체율·건전성 관리 능력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출범 7년 차에 접어든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를 향해서는 "가계대출 시장에서 시중 은행과 뺏고 뺏기는 싸움만 해 혁신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쓴소리도 내뱉었다.

◇ "제4인뱅, 혁신성·실현 가능성이 관건"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뱅은 결국 국민의 예금을 이용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제4 인뱅 인가에는 철저한 준비와 심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4인뱅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현재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새로운 영역에서 (시중은행과 다른) 새로운 능력을 갖췄고, 그 계획이 심사에 부합하면 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건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제4 인뱅 컨소시엄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기존 인뱅 3사도 신용평가모델 구축 등 소상공인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개인사업자는 연체율에도 민감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자본조달 능력'을 인뱅 인가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정 국장은 "인뱅 3사 모두 예상치 못한 자본 확충이 있었으며 일부는 제때 자본확충을 못해 자산 증가에 애로가 있었다"며 "초창기 자본조달을 넘어 지속적인 자본 확충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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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담대 빨아들인 '인뱅 3사'…"혁신 맞나?"

이날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인뱅3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인뱅 3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시중은행과 '뺏고 뺏기는 싸움'의 결과라는 것이다.

인뱅 3사는 이용자가 더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조7700억원 증가한 31조39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과장은 "인뱅이 시중 은행들과 차별화되지 않은 주담대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정말 인뱅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 국장도 "현재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을 성장시키는 방법이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며 "시중 은행이 다 심사해 둔 대출을 좋은 조건으로 뺏어오는 것은 금융당국이 생각한 혁신과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 "비용 절감 특혜 받은 인뱅, 포용성 기대했는데"

인뱅의 '포용성'에 대해서도 지적도 이어졌다. 인뱅이 출범 당시 은행권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를 포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 국장은 "인뱅이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통해 신파일러를 포용해 주길 기대했다"면서 "실제로는 시중은행, 저축은행과 손님을 뺏고 뺏기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도 "인뱅이 도입 당시 중저신용자 등 신파일러에 대한 대출을 많이 하겠다는 스스로의 전략으로 내세웠다"면서 "도입 취지나 기대에 비춰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인뱅이 중저신용도 고객이 아닌 고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하면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다"며 "결국은 비용 절감 특혜를 받은 시중은행이 하나 더 생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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