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역대 최대실적' 예고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지난해 순이익 2.7조 예상…시총 12조 넘기며 우리금융 제쳐
노사 간 갈등, 통상임금 재판 패소, 배임사고까지 '겹악재'

IBK기업은행 전경
IBK기업은행 전경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기도 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노사 간 갈등 격화, 통상임금 소송 패소, 240억 원 규모의 배임 사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추정치(23일 기준)는 2조 697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2조 6752억 원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기업은행의 총대출액이 300조 원을 넘어섰으며 IBK금융그룹의 총자산도 500조 원을 넘겼다.

호실적과 높은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시가총액이 12조 원을 돌파하며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을 제치고 시총 순위 36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최근 기업은행을 둘러싼 각종 악재로 분위기는 악화되고 있다.

먼저, 특별성과급과 시간 외 근무수당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시중은행 대비 30% 낮은 임금을 개선하기 위해 회사가 특별성과급을 지급할 것과 직원 1인당 평균 600만 원에 달하는 미지급 시간 외 근무수당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은행은 회사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정부의 총액 인건비 지침을 따라야 하므로 특별성과급 등을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은 지난달 은행 설립 이래 처음으로 단독 총파업을 진행했다. 시간 외 근무수당 미지급은 사실상 '체불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청의 조치를 촉구했다.

지난해 시작된 임단협 협상은 해를 넘겨서도 타결되지 못했고 노사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월 추가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본문 이미지 -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한 것은 1973년 노조 설립 이래 최초다. 2024.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한 것은 1973년 노조 설립 이래 최초다. 2024.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또 대법원이 기업은행 전·현직 직원들이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에 대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것도 기업은행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14년 기업은행 직원들은 1년에 6번 나누어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다시 산정된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직원들의 손을 들어주며 775억 원의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2심은 통상임금에 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하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만큼 직원들이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지연이자가 붙어 기업은행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2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240억 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한 점도 기업은행에는 뼈아픈 일이다.

최근 기업은행은 정기감사를 통해 239억 5000만 원 규모의 배임 사고를 인지하고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이번 사건은 기업은행 퇴직 직원이 현직 직원들과 결탁해 부동산 담보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당대출을 실행한 건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 서울 강북지역 여러 지점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지난 24일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완전 정착과 임직원 모두의 인식개선'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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