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빅뱅 전 멤버 겸 탑(본명 최승현)이 11년 간의 침묵을 깨고, 그동안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둔 생각을 쏟아냈다.
탑은 지난 15일 서울 모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를 통해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탑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건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 이후 11년 만이다. 그 사이 탑은 지난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탑은 오랜만의 복귀작 '오징어 게임2'에서 한때 잘나가는 래퍼였지만 유튜버 이명기(임시완 분)가 추천한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실패, 퇴물이 된 타노스 역을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될 때까지도 홍보 활동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탑. 이날 검정 정장을 입고 취재진을 만난 탑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최승현이다"라며 "정말 11년 만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 고민도 많았고 적당한 시기를 찾아 신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인사를 전하면서도 손을 매만지면서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탑에게 전한 취재진의 첫 질문 역시도, 11년 만의 인터뷰에 나서게 된 결심의 이유였다. 이에 대해 탑은 "아무래도 너무 오랫동안 인터뷰를 안 했다 보니깐 가장 적당한 시기를 찾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2'를 통해 복귀를 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걱정이 있었다고. 특히 극 중 그가 연기하는 타노스 역이 마약에 의존하는 래퍼라는 점에서 과거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탑은 "시나리오를 받아본 다음에는 저로서도 너무 고민됐던 지점이 있었다"라며 "저의 과오,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하는 캐릭터이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보면 이미지 박제가 될 수 있어 고민도 됐고 걱정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어떤 운명적인 캐릭터인가란 생각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탑은 "(공백기 동안 제안이) 들어왔던 작품은 없었다"라며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았는데 손 내밀어주신 황동혁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마약에 의존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그는 "약을 먹는 장면을 할 때는 심리적으로 쉽지는 않았다"라며 "부끄러운 과거에 직면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그것 또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빅뱅과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빅뱅을 탈퇴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은) 빅뱅이라는 팀에게 너무 큰 피해를 준 장본인"라며 "그동안 너무 많은 생각이 있었고, 더 이상 팀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회복무요원 해제 후에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팀을 떠나겠다고 얘기한 지 오래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빅뱅 멤버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느냐라는 물음에는 "아직은 큰 죄책감이 있어서 선뜻 연락을 하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거 은퇴성 발언을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심리적으로 피폐해져 있었고 너무 어두웠고 정말 많이 무너졌다"라며 "판단력도 없었는데, 그 당시에 너무 힘든 마음에 커다란 실수를 했던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그 부분에 있어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고 평생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탑은 자신의 연기에 대한 해외의 긍정적 반응과 국내의 부정적 반응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참고는 하되, 저에게 있어서는 어쨌든 한국 대중분들께 용서를 먼저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자신과 관련된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한 탑. 그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는 말에도 조심스러웠다.
탑은 "아직은 딱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구체적으로 없다"라며 "최대한 건강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앞으로 정말 건실한 청년이 돼, 보다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앞으로도 어떤 무엇 하나 특정지어서 어떤 활동해야겠다라고생각하기보다 기회가 돼서 저를 불러주신다면 최선을 다해서 어떤 분야에서도 일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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