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필근 "괴사성 췌장염 투병, 인생의 터닝포인트 됐죠"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중학교 시절부터 이미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22살의 나이로 KBS 2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최연소 수석 합격 기록을 가진 인물이 있다. 지난해 초 괴사성 급성 췌장염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기도 했지만, 건강을 회복해 부활한 KBS 2TV '개그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그 주인공은 바로 코미디언 송필근(32)이다.

지난 2014년 '개그콘서트' 속 코너 '렛잇비'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같은 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송필근은 그야말로 '개그콘서트'의 간판스타 중 한 명이었다. 2018년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 후에는 자신만의 소극장 필근아소극장을 연 송필근은 '개그콘서트' 출연을 잠시 쉬던 때에도 코미디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그러던 중 괴사성 급성 췌장염 투병으로 인해 약 30㎏의 체중이 감량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지만, 송필근은 코미디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건강을 회복하고 지난해 12월 3일 '개그콘서트' 무대에 복귀한 송필근. 그는 잠시 복귀가 망설여지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심곡파출소' 코너를 통해 다시 한번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끌어가면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요즘 현장은 정말 전성기 못지않게 반응이 뜨겁다, 녹화하는 날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라는 마음으로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하고 있다는 송필근은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마흔세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콘서트' 무대에 복귀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됐나.

▶저는 '개그콘서트'가 폐지됐을 때 '개그콘서트'를 하고 있지 않았다. 공익근무를 하고 소집해제를 한 후에는 '개그콘서트'로 복귀하지 않고 제 극장을 오픈했었다. 지금까지 극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소위 개그맨들이 하는 '빈집진행'도 하고는 했다.(웃음) 케이블 채널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개그콘서트'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개그맨들은 프로그램 나오고 행사를 하면서 사는 건데 그 당시에 가장 힘든 사람들은 행사조차도 없는 신인 친구들이었을 거다. 그래도 유튜브 덕분에 잘된 친구들도 있었다. 잠깐 힘든 시기였지만, 여러 가지로 의미도 있는 시기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친정이었던 '개그콘서트'가 처음에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떤 감정이었나.

▶아쉬움이 엄청 컸다. 이 프로그램 하나를 위해서 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많다.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려고 개그맨이 된 사람들도 많았다. 저도 유치원 때부터 '개그콘서트', 말 그대로 무대 코미디를 보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키운 사람이었다. 근데 이 코미디판의 중추 역할을 했던 가장 큰 무대가 사라지는 거니깐 당연히 마음이 아팠고, 한편으로는 미안함도 있었다. 제가 소집해제를 하고 '개그콘서트'로 돌아오라는 제작진들의 말이 많았는데도 저는 제 갈 길을 조금 더 가고 싶어서 '조금만 천천히 갈게요'라고 말하던 찰나에 없어져 버린 거였다. 같이 지켜내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후배들에게 많았다.

-소집해제 후 가고 싶었던 길은 어떤 느낌의 것이었나.

▶저는 원래 꿈이 연예인 같은 개그맨이 아니라 언제든 공연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개그맨이 되는 거였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저는 저의 코미디 극장을 만들어보는 게 꿈이었고, 그때가 아니면 너무 늦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더 걱정이 많아질 거고, 결혼을 하고 그러면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당장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극장을 만들게 됐다. 그러면서 일이 정말 많았고 '개그콘서트'로 바로 복귀가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송필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그러던 도중 췌장염으로 건강까지 안 좋아지지 않았나.

▶건강 문제는 작년에 왔다. 작년 1월이었다. 그동안 젊음을 엄청 믿었다. 원체 술도 좋아했고, 워낙 술을 잘 마시니깐 '나는 원래 몸이 건강한가보다'라고 하면서 살았던 데미지가 쌓이다가 그때 오는 거였다. 정말 많이 아프면서 성격도 그렇고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말 '건강이 가장 1번이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고, 아프다고 해서 나 혼자 고생인 것이 아니고 내 주변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일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더군다나 의사 선생님이 '이러다 정말 사망할 수도 있다'라고 제 아내에게만 말했다고 한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고, 죽음이 턱밑까지 왔다 가니깐 세상을 받아들이는 모든 관점이 바뀌었다. 그전에 저는 철저한 능력주의자였다. 근데 이제는 사랑으로 사람들을 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잇다.

-그때가 특히 신혼생활 중일 때 아니었나.

▶제가 결혼을 2021년 11월에 했다. 1년 하고 1~2개월 있다가 아파 버린 거다. 그래서 아내가 되게 걱정도 많이 했다. 다행히 아내가 너무 굳건하고 강한 사람이어서 제 옆에서 상주 보호자를 하면서 '안 죽어, 걱정하지 마'라고 자주 얘기해줬다. 덕분에 저는 더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던 것 같다.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나.

▶이제는 의사 선생님이 그만 와도 된다고 말씀하시더라. 제 병이 췌장이 녹는 병이었다. 괴사성 췌장염이라고 췌장이 녹아서 이제 일부는 없는데, 앞으로도 조심히 살면 문제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 과정에서 살이 30㎏가량 근육까지 다 빠졌다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헬스도 하고 있다. 근육량을 많이 채워 넣어서 최근에는 10㎏ 정도는 다시 붙었다. 최근에 인바디 검사도 해보고 건강검진도 해보면 굉장히 건강하게 잘 나오고 있다.(웃음) 아팠던 게 오히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고 앞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개그콘서트'로 복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개그콘서트'가 다시 생긴다는 얘기를 김상미 PD님이 연락을 해서 말씀해 주셨다. 김상미 PD님과는 워낙 인연이 깊었다. 예전에는 김상미 PD의 양아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뢰도 많이 해 주셨고, 제가 신인상을 받을 때에도 김상미 PD님이 '개그콘서트' 연출자셨다. 그랬던 분이 저에게 연락을 해서 '야 뭐 하냐?'라고 하셔서 저는 '뭐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했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개그 천재가 이것저것 하면 어떻게 해, 개그 하자'고 하시더라. 이후에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같이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원래 김상미 PD님이 개그맨들의 입장을 많이 생각해 주시는 분인 걸 아니깐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엄청 기뻤다. KBS에 '개그콘서트'가 제목도 바꾸지 않고 시작하는 것부터 사라지기 전의 회차부터 다시 이어간다는 것도 너무 좋았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송필근 편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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