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육 대신 흑염소?…천정부지 뛴 몸값에 전업농가 '한숨'

흑염소 ㎏당 1.7만 원…수요증가에 가격 5년새 5배↑
전업농장주 "정부 전업 지원방안 등 생존권 보장해야"

흑염소 목장 전경.ⓒ News1 황희규 기자
흑염소 목장 전경.ⓒ News1 황희규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최근 흑염소 가격이 이전보다 5배 넘게 오르면서 개 사육농장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027년 개 식용 전면 금지 이후 흑염소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으나 전업 후 2~3년간 소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농협경제지주 스마트 가축시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흑염소 경매시장에서 암염소는 ㎏당 평균 1만 7694원, 숫염소는 1만 6936원에 거래됐다.

최대 ㎏당 2만 원을 호가하며 2019년(평균 3500원)보다 5배 이상 오른 가격을 보이고 있다.

한우(㎏당 1만5000원)보다도 염소의 가격이 더욱 비싸진 셈이다.

경매가가 아닌 소매가로는 40㎏짜리 암염소는 100만 원, 80㎏짜리 숫염소는 250만 원에 달한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는 최근 흑염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과 함께 흑염소를 여름철 보양식으로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더욱이 사육농장 입장에서도 소, 돼지, 닭과 달리 악취저감시설 설치 등의 기준이 없어 전업이 가장 용이하다는 점도 상승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존 흑염소 농장이 아닌 개 농장에서 전업한 농민들은 소득을 창출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개 사육농장이 흑염소 농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상식 또는 바닥식 축사에 맞춰 평탄화, 축사 설치 등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 농장마다 공사 기간은 상이하지만 1~3개월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흑염소를 입식한 후 번식을 통한 사육규모 확대를 거쳐 출하가 이뤄진다. 통상 흑염소는 1년에 1번 출산하며 145~160일가량의 임신기간을 갖는다. 다만 출산하는 새끼 수가 1~2마리에 불과해 빠른 사육두수 확대가 어렵다.

이에 정부의 개 식용 종식 기조에 맞춰 발 빠르게 흑염소로 전환한 농업인들은 치솟는 흑염소 가격에 다량의 입식도 어렵고, 소득도 끊길 위기에 처해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개 사육농장에서 흑염소로 전환한 장 모 씨는 "1억 원가량을 투입해 업종을 전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육두수는 100마리에 불과해 아직 출하하지 못했다"며 "200마리는 갖춰야 한다는데 너무 가격이 높아져 추가 입식도 어렵다. 내년까지는 소득도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업농장주 김 모 씨는 "식용견 사육이 원래 불법이었지만 정부 방침에 맞춰 전업하려고 하는 농업인을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개 식용이 법으로 금지된 만큼 관련업계가 전업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개 사육농장의 원활한 전업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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