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비중, 외환위기後 최저…순대외금융자산 90억달러↓

외국인 국내채권 중심 투자확대…내국인 해외투자 제쳐
경상수지 흑자 등에 외화유동성↑…은행 단기차입 감소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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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내국인의 해외 투자보다 더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한 분기 만에 90억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비중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외국인 투자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등에 비교적 외화를 구하기 쉬워지면서 은행들이 단기 차입을 축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7640억달러로 전분기 말에 비해 90억달러 줄어들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 해외에 뿌려놓은 투자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보다 많은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한 이후 쭉 순대외금융자산 플러스(+) 상태를 유지해 왔다.

2분기 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247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자 증권투자는 거래요인(94억달러)과 비거래요인(200억달러)이 모두 늘면서 295억달러 확대됐다.

대외금융부채는 외국인의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338억달러 늘어났다. 외국인 증권투자도 거래요인(225억달러)과 비거래요인(260억달러)이 모두 늘면서 486억달러 확대됐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금융자산이 감소했지만 외국인의 우리나라 채권에 대한 투자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주로 채권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순유입(114.3억달러)을 기록한 바 있다.

(한은 제공)
(한은 제공)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규모는 전분기보다 24억달러 감소한 3538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1조189억달러)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46억달러) 등이 줄면서 23억달러 소폭 감소했다.

대외채무(6651억달러)는 단기외채(-118억달러)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면 장기외채(119억달러)가 일반정부의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늘면서 1억달러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정부(128억달러)와 중앙은행(29억달러)의 대외채무가 증가한 반면 은행(-144억달러)과 기타부문(비은행권·공공·민간기업, -12억불)의 대외채무는 감소했다.

유 팀장은 "단기외채 감소는 차익거래 유인이 3월 중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크게 확대됐다 되돌려지면서 외은지점의 본지점 차입이 급감한 데다 경상수지가 1분기 적자에서 2분기 흑자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로 돈이 들어온 영향이 크다"며 "또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증가와 은행·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증가 등으로 시중 외화 유동성 사정이 개선됨에 따라 국내 은행의 단기 차입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8.4%로 전분기(40.8%) 대비 2.4%포인트(p) 하락하면서 다시 30%대로 낮아졌다. 분모인 준비자산 감소에도 분자인 단기외채가 더 크게 줄면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비중은 한 분기 새 1.8%p 내려 1999년 2분기(24.3%)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은 24.3%를 기록했다.

유 팀장은 "대외지급능력 향상과 동시에 외채구조도 장기화됐다는 측면에서 보면 대외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중국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와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도 "단기외채비중은 단기 차입이 사실상 어려웠던 외환위기 당시(1998년 3분기~1999년 2분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고 단기외채비율은 2분기 만에 40% 아래로 내렸다"며 "정부는 중국 부동산 리스크,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관계기관 공조 아래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 팀장은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 전망과 관련해 "경상수지가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거래 요인에서는 자산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비거래 요인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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