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밸런타인데이도 '시들'…"초콜릿 값 뛰고 양 줄어"

2년새 5~6배 뛴 코코아 가격…이상기후·고환율로 상승세 지속
정부, 식품업계에 물가안정 당부했지만…'무더기 인상' 우려 지속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초콜릿 제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상기후로 카카오 콩 작황이 부진한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등이 진열돼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초콜릿 제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상기후로 카카오 콩 작황이 부진한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등이 진열돼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중소기업 팀장인 A 씨는 팀원들에게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선물하려 했으나, 개당 1만 원이 넘는 세트 가격에 부담을 느껴 대신 커피를 사기로 했다. A 씨는 "8명분을 구매하면 10만 원인데, 초콜릿 단품을 1개씩 주는 것도 어색할 것 같아 식사 후 커피 한 잔씩 살 생각"이라며 "간식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1년 새 92% 급등하면서, 초콜릿 가격도 '금(金)값'이 됐다. 간식뿐 아니라 외식·가공식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은 가성비 위주의 '실용적 소비'로 지갑을 단속하고 있다.

정부는 식품업체들이 원자잿값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이어가자, 물가안정 정책 기조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 정국 혼란을 틈탄 기업들의 무더기 가격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본문 이미지 -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초콜릿 제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상기후로 카카오 콩 작황이 부진한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등이 진열돼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초콜릿 제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상기후로 카카오 콩 작황이 부진한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등이 진열돼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코코아 가격 2년 새 5~6배 ↑…이상기후·고환율로 상승세 지속

14일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일 기준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 131달러를 기록했다.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인 1만 2565달러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1만 달러 이상을 유지 중이다. 2022년 상반기 톤당 2400~2500달러를 유지하던 코코아 가격은 최근 들어서 5~6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상 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가격이 올랐다.

식품업계는 지속되는 이상기후와 고환율·고유가로 코코아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코아 생산에는 3~5년이 걸리기 때문에, 가격 인상의 영향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코아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초콜릿 가격을 올리고 있다. 매일유업의 '페레로로쉐' 가격은 3알 세트가 올해 2700원→3000원으로 인상돼 1알에 1000원을 돌파했다. 8알이 들어있는 하트 박스 제품 가격은 1만원→1만1000원으로 인상됐다. 국민 과자인 롯데웰푸드 '빼빼로'는 17일부터 2000원으로 올라 가격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는 4만 3000원인 '초콜릿 레이어 케이크'의 중량을 기존 540g→370g으로 30% 이상 감량했다.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단행한 것이다. 조선호텔은 7만5000원에서 10만원대에 이르는 케이크와 2만원대 초콜릿을 내놨고, 더 플라자는 1개에 9000원에 육박하는 초콜릿 볼(4구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외식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샐러드바 이용 금액을 1800원 올렸고, 버거킹은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식품업체 중에서도 동아오츠카, 대상이 각각 제품 가격을 올렸다.

◇정국 혼란 속 기습 인상?…소비자協 "기업 이익만을 위한 것이면 질책 필요"

외식·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1일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 장관은 "정부가 대응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있으면 해소하겠다"면서 "식품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어려운 때를 다 같이 극복한다는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지면서 기업들의 가격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면서 가격을 억눌러왔던 기업들이 탄핵 정국 혼란을 틈타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혼란한 정국 상황을 틈타 이뤄지는 현재의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면 엄중한 질책이 필요하다"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심각히 우려하고 있는 현재의 불안한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합리적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물가 현상 속 먹거리 가격 부담까지 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꼭꼭 닫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1.4% 증가했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0.6% 증가에 그쳤다. 의류·신발은 되레 1.6%나 감소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 먹고, 마시고, 입는 것부터 아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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