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의대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각 병원이 15일부터 사흘간 올해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을 시작한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특례를 제시해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는 가운데 입영 연기 방침까지 내건 이번에는 특례가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대한병원협회 수련환경평가본부는 전날(14일) 2025학년도 상반기 신규 레지던트 1년 차와 사직 전공의 대상으로 레지던트 1년 차 및 상급연차 모집공고를 발표했다.
신규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은 지난해 12월 1차 모집을 진행한 바 있어 이번이 2차 모집이다. 인턴수료자 또는 수료예정자 중 1차 모집 당시 불합격한 이들이 지원할 수 있으며 선발 인원은 3405명 규모다.
사직 전공의 1년 차 대상 모집에는 지난해 2월 레지던트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다. 레지던트 상급(2~4년)년차 사직 전공의 대상 모집공고는 연차 승급을 앞두고 사직한 전공의들이 대상이다. 다만 수련 중이던 병원(기관), 과목에만 지원 가능하다. 사직전공의는 모두 9220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사직 전공의가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는 제한을 푸는 '수련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원칙대로 라면 지난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수련을 시작하는 3월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모집에 지원할 경우 지난해 사직했을 당시와 같은 연차, 과목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또 복지부는 입영 특례를 제시해 수련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칠 때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의무사관후보생이 수련기관을 퇴직한 경우, 원칙적으로 입영해야 한다. 즉 사직한 전공의들은 올 3월부터 의무장교 등으로 입대해야 하지만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독려해 이들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 입영을 미룬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의료계 6개 단체는 지난 6일 정부에 수련·입영 특례를 건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둔 상황에서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수련 특례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수련 현장에 복귀를 지원한 전공의는 104명에 불과했다.
전날 취임한 김택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수련·입영 특례에 대해 '후속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한 교육 정상화 계획을 내놔야 대화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이해당사자인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는 "주변에도 돌아가려는 인원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번 특례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도 전공의들이 군대에 가지 않고 병원으로 돌아가기를 바랄 텐데, 정부의 희망사항을 '특례'처럼 말하고 있다"며 "'뭘 해주니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했다.
방영식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현장에서 교수님들, 병원 측에서 공식적으로 수련·입영 특례 요청이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돌아오려고 하는 제자들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도 계셨고, 사직전공의 중 이제 1년이 다 되어서 복귀를 원하는데 (규정상) 막혀있다며 개별적으로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복지부는 이번 사직 전공의 복귀를 위한 모집에 결원이 발생하면 2월 중 추가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추가모집 대상·자격·특례 등은 별도로 안내된다. 다만 추가모집에서는 병무 일정상 입영 연기가 불가능하다.
이번 모집 공고는 이날부터 17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받고 20~22일 면접(실기)시험을 거쳐 오는 23일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모집에서 초과 정원을 인정해 복귀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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