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세습'에 신사업 PBV도 흔들…기아, 파업 시계 카운트다운

파업 유보하고 만난 15차 교섭도 결렬…대형 PBV 신공장 건설도 안갯속
기아, PBV 1위 목표 '풀라인업' 구축 필수…파업 장기화 우려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2021.7.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2021.7.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완료하지 못한 기아(000270)가 3년만의 파업 사태를 코앞에 두고 있다. 협상의 발목을 잡는 것은 고용세습 조항이다. 임단협 협상 전체가 난항을 겪으면서 기아의 미래 신사업인 PBV(목적기반차량) 사업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7일부터 본격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1일 파업을 선언했던 노조가 다시 교섭에 들어가면서 기대감이 커졌지만, 12~13일 이틀에 걸친 15차 교섭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오는 17~19일 8시간, 20일 12시간 파업을 계획했다. 만일 노조가 파업에 도입하면 2020년 이후 기아는 3년만에 무분규 임단협 합의 기록이 깨지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고용 세습' 조항이다. 단협 27조 1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사측은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 따라 이에 대한 삭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를 '사측 개악안'으로 규정하고 절대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측은 15차 협상에서 현재 짓고 있는 중형 PBV공장과 함께 2028년 양산을 목표로 대형 PBV(LW) 신공장을 추가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협상 자체가 결렬되면서 이에 대한 논의도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PBV는 전기차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 위에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모델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따라 수송 부문에서도 탄소 감축 요구가 커졌고, 유통·물류 같은 특정 산업군의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냉동 장치를 부착하거나 적재를 용이하게 하는 기능들을 추가할 수 있다.

기아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오토랜드 화성 공장에 중형 PBV 전용 공장을 짓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쿠팡·CJ대한통운 등과 PBV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PBV 100만대를 판매, 세계 1위 PBV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BV 시장이 2025년까지 130만대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PBV 시장 장악을 위해선 다양한 산업군 대응이 가능한 풀라인업 구축이 필수다. 기아는 중형급(Mid) PBV를 시작으로 자율주행이 결합된 PBV, 대형(Large) PBV, 소형(Small) PBV 등을 계획 중이다.

기아는 단협에 따라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생산 라인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노사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 임단협으로 인한 파업이 장기화되면 PBV 풀라인업 구축 계획도 함께 발목 잡힌다. 기아 노조는 오는 23일 차기 쟁의대책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미 경쟁사들은 PBV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과 협력하는 전기차 회사 리비안은 이미 지난해 미국 아마존에 3000여대의 리비안 밴을 배치했고, 지난 7월부터는 아마존 유럽에도 리비안 밴을 공급하고 있다. GM의 전기차 자회사 브라이트드롭은 월마트·페덱스 등과 공급 계약을 맺고 PBV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기아 노조의 파업은 오는 17일부터로, 아직 추가 협상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노조는 교섭이 진행되는 날에는 정상 근무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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