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조상님, 올해 추석에는 샤인머스캣이 대세랍니다"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 명절 앞두고 경매로 '북적'
사과는 금값…샤인머스캣은 생산량↑ 가격↓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 경매사의 '호창'이 울려퍼졌다. 마치 외계어를 쏟아내는 듯한 호창은 물품 가격과 수량 등을 빠른 속도로 읊는 것이다.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는 도내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추석을 앞두고 열흘 남짓한 기간에 평소보다 10배에 달하는 물량이 몰린다. 과일의 경우 평소에는 1억원대인 하루 거래금액이 명절 전에는 5억~6억원대로 치솟는다. 이날 공판장에서 거래된 물량은 1만8025상자(112톤), 4억7300만원 상당이다.

경매는 오전 7시30분(하절기)부터 시작이지만 준비시간을 고려하면 공판장에 불이 켜지는 시간은 오전 5시부터다. 경매는 1시간30분~2시간 정도 걸린다. 목이 쉬어라 1시간 이상을 쉴 새 없이 호창해야 하는 경매사들은 경매가 끝난 뒤 진이 다 빠진다는 후문이다.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중도매인들은 한손에 든 응찰기와 전광판을 번갈아 쳐다보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평균적으로 경매 1건이 성사되는 시간은 5초에 불과하다. 그만큼 빠른 판단력과 정보가 승패를 좌우한다.

신성대 농산물공판장 과일번영회장은 "추석 과일은 사과와 배, 포도가 주로 팔리는데 올해는 배의 품질이 좋고 공급도 원활한 편이지만 사과는 수확량이 40~50% 감소해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높게 형성됐다"고 했다.

이날 경매에서 홍로(사과) 5kg은 최고가 5만8100원, 최저가 2만9000원, 평균가 4만3708원원을 기록했다. 평균가가 지난해 2만4358원보다 2만원 이상 올랐다.

사과 가격이 오른 이유는 개화기에 냉해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과의 소비자가격도 올랐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9월22일 동문재래시장 기준 사과(홍로) 소비자가격은 3만6600원으로 지난해 3만2000원보다 14.3%(4400원)올랐다. 평년(2만8667원)에 비하면 27.6%(7933원) 더 비싸다.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추석을 사흘 앞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나온 햇과일을 살펴보고 있다.2023.9.2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한때 명품과일로 각광받던 샤인머스캣은 생산량 증가로 가격대가 뚝 떨어졌다. 2kg 기준 한상자가 지난해 2만5000원대 였는데 올해는 1만원에서 1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고 농협측은 전했다.

정예소득단지에서 재배된 제주산 샤인머스캣 생산량은 지난해 12톤에서 올해는 50톤으로 훌쩍 뛰었다. 추석 대목 기간 하루 공판장에 반입되는 샤인머스캣은 5000~8000상자로 지난해 2000~2500상자보다 2~4배 늘어났다. 공판장에 들어온 과일 중 절반이 샤인머스캣일 정도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농산물가격이 그리 좋은편은 아니다"며 "특히 샤인머스캣은 거봉 등에서 품종을 전환한 농가가 늘어나 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있다. 추석 대목에 농가가 좋은 가격으로 소득을 보장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재춘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은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은 제주시의 유일한 공판장으로 다른지역 공판장은 핵심 품목만 취급하지만 제주는 아주 작은 수량만 가져와도 경매에 넣어줘 다루는 품목도 150가지에 달하고 소농인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85년 12월 개장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은 2008년 농산물 취급실적 300억원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는 7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말 기준 과일 6574톤 254억2200만원, 채소 1만3291톤 293억900만원 등 총 547억원을 기록했다.

kdm@news1.kr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이영섭

|

편집국장 : 채원배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