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경남=뉴스1) 박성호 김해 의생명산업진흥원장 = 김해는 경남도 내에서도 젊은 도시로 분류되고 있지만, 청년의 유출은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상대적인 우수 일자리의 부족, 주거환경 및 문화의 격차 등이 수도권에 비해 낮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지역과 세대 간에 청년의 성향과 니즈(needs)에 대한 고민과 공감대 부족 때문은 아닐까?
기성세대들은 "지금의 청년들이 자유분방하다. 너무나 개인적이며 책임감이 없다"는 등 조직과 화합하기 어려운 존재로 청년을 인식하는 경향이 일부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MZ세대로 불리는 그들은 구직난, 고금리, 주거비용의 급격한 증가 등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무한 경쟁의 사회구조 속에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1990년대 말 벤처붐을 통한 IT산업 가속화, 2020년을 전후한 제2벤처붐을 통한 다양한 창업의 확대는 기성세대들이 문제라고 여겼던 X-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역이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쌓아온 '싫어도 열심히' '가족보다는 직장' '과정보다는 결과'라는 질서를 깨고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가족의 행복도 함께' '결과보다는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청년의 새로운 질서와 도전의식은 우리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
김해의 구(舊)도심 격인 '봉리단길'에는 다양한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여 있다. 로컬식품과 접목한 음식점, 김해 역사자원을 이용한 보드게임 제작, 종이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아이디어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는 등 김해라는 지역에 속한 자신의 정체성을 창업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또한, 김해시와 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창업자로 시작한 ㈜휴밀은 벤처투자 뿐만 아니라 최근 경남 1호 팁스(TIPS)로 선정돼 우리 지역에 푸드테크 산업을 활발히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지역의 청년과 창업의 문화는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 창업의 메카로 불리는 성수동 등 서울에서의 청년문화와 창업의 확산은 지역에서는 마냥 부럽게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청년이 정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할까? 김해 의생명· 산업진흥원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가장 중심을 두고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청년이 우리 지역에서 자라고 배우고 가정을 꾸려 사회활동 할 수 있도록 김해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청년이 모이고, 꿈꾸고 청년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청년공간의 확대와 이와 연계된 창업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김해시와 진흥원은 창업카페, 메이커 팩토리와 같은 창업문화저변 확대를 위한 공간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고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분위기 정착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인 뒷받침과 함께 청년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성향을 이해하는 과정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청년을 잃은 지역에 미래는 없다.' 청년이 머물고 도전적인 창업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동남권 창업중심 도시 김해가 될 수 있도록 김해 의생명산업진흥원 원장으로서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victiger3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