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서 일회용기 없앤다…'제로 캠퍼스' 도전 나선 학생들

[플라스틱다이어트] ③서울 15개 대학서 쓰레기 감축 활동
캠퍼스 분리 배출 시스템 개선…지역사회 인식개선 활동도

광주 북구 재활용선별장에서 택배포장 스티로폼과 일회용품 등에 대한 분리수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News1
광주 북구 재활용선별장에서 택배포장 스티로폼과 일회용품 등에 대한 분리수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News1

편집자주 ...코로나19 유행을 기점으로 택배, 배달 등 생활 패턴이 자리잡으며 일회용품 사용과 플라스틱 배출량이 급증했다. 썩지 않는 비닐과 플라스틱은 자연과 인간을 위협하고 있고, 폭염과 폭우,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도 이제 피부로 체감하는 진짜 '위기'가 됐다. 플라스틱 감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서울시가 내걸은 '제로웨이스트 서울'의 일상 속 작은 실천들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의식 개선과 실천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내에서는 15개 동아리에서 200여명의 학생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교내 분리배출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학내 축제를 일회용기 없이 개최하는 등 많은 품이 드는 활동에도 망설임 없이 나서고 있다. 지자체나 대형 호텔 체인과 손잡고 지역 차원 캠페인에도 나서는 등 캠퍼스 외부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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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부터 제대로…분리배출 시스템 개선 나선 고려대 '쿠셉(KUSEP)'</strong>

현재 서울시내 15개 대학에서는 환경동아리가 교내 분리배출 시스템 개선 등 생활쓰레기 감축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고려대학교 최초의 중앙 환경 동아리 '쿠셉(KUSEP)'도 캠퍼스를 넘어 지역사회의 환경 인식을 제고한다는 기치 아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쿠셉은 지난해 샴푸, 바디워시 등의 상품을 포장 용기 없이 내용물만 판매하는 '리필 스테이션' 설치·운영을 비롯해 중랑천 생태교란 식물 정화, 일회용컵 수거기기 홍보,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다양한 일상 속 친환경 활동들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는 근본적인 환경 문제 가운데 하나인 분리배출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 아래 '분리배출 안 해주면 지KU가 SEPSEP해' 캠페인을 벌였다.

쿠셉은 세분화된 분리 배출 기준을 적용해 직접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SNS 인증과 경품 등을 통해 분리 배출을 유도했다.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꺼내 재분류하고 학생들의 배출 패턴을 분석하기도 했다.

기존 캠퍼스 내 분리 배출이 공간별로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져 결국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섞인다는 점에 착안한 캠페인이었다. 쿠셉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내 쓰레기 배출은 일부 건물의 경우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이 묻은 쓰레기'로 이분화되고, 강의실 내부는 모든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로만 분류하는 등 약 4가지 배출 방식이 혼합돼 운영되고 있었다.

캠페인 시작 전에는 모니터링 사전조사 단계도 거쳤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31일~11월1일 이틀만에 6.6톤이 넘는 무게의 일반쓰레기가 버려졌고 그중 83.4%는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일반쓰레기통에 버려진 폐기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활동 결과 음식물이 묻어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가 많다는 점을 확인하고 '세척 기기 마련' 혹은 '화장실에서 세척이 가능한 분위기 조성'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세분화된 분리배출 쓰레기통을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설치하는 방안, 교내 일회용컵 수거기기 위치를 홍보하는 방안 등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1년간 쿠셉 활동에 참여한 김은진씨는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기에 참여자들이 실제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유도하고자 했다"면서 "한 번의 참여가 극적인 변화를 불러오지는 않겠지만 실천의 시작점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활동이었다"고 한 해의 활동을 돌아봤다.

또 "참여율이 저조하면 오히려 활동 과정에서 쓰레기만 발생시키는 등 해가 될 수 있기에 환경 동아리로서 난감했다"며 "학내든 지역 사회든 참여율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강원도 속초 한 해수욕장에서 축제 뒤 쓰레기장에 폐기물들이 한데 버려진 모습. ⓒ News1
강원도 속초 한 해수욕장에서 축제 뒤 쓰레기장에 폐기물들이 한데 버려진 모습. ⓒ News1

◇ 대학 최초 '일회용기 없는 축제' 실현한 숙명여대 SEM

숙명여대 SEM(숙명여대 환경리더십 그룹)은 지난해 9월 있었던 숙명여대 축제 '청파제'에서 대학 최초로 일회용기가 없는 축제를 진행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 의식이 높아지며 여러 행사장에서 일회용기를 자제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지만 그간 외부인 방문객이 대규모로 오가는 대학 축제는 예외였다.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기록 관리와 다회용기 회수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SEM은 재학생에게는 교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QR코드를 제공하고 외부인은 이름, 연락처, 보증금을 받아두는 '맞춤형' 전략을 짰다. 또한 대여하고자 하는 식기의 종류와 개수를 미리 말하고 교환권으로 받아가도록 해 용기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축제 참여자들이 평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던 용기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노력의 결과 SEM은 이번 축제에서 전년 대비 4700여개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100%에 가까운 다회용기 회수율을 기록했다. 회수는 다회용기 사용에 있어 언제나 거론되는 문제인 만큼 이처럼 높은 회수율에 SEM 측도 놀랐다.

SEM은 지난해 8월에는 서울시가 서울의 환경문제를 '제로화'한다는 취지로 진행하는 'ZERO서울 프렌즈'에 참여해 '1회용컵 1000만개 줄이기'에 나섰다. 또한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호텔과 함께 'ESG경영(환경·사회·투명경영)'의 일환으로 호텔에서 나온 폐린넨을 재료로 에코백을 만드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SEM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지원씨(22·여)는 "활동영역을 교내로 국한하고 싶지 않다"며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활동이든 참여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환경 상황과 관련해서는 "테이크아웃 잔이 폐기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재활용은 되지 않는 소재"라며 "테이크아웃 잔을 하나라도 더 줄이는 게 시급한 문제인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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