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한 부산 중·고교생 47% "부당대우·인권침해 당해"

부산노동권익센터, 아르바이트 한 학생 603명 대상 실태조사
'초과근무·조기퇴근' 요구 23%…성희롱·언어폭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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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16세 여학생 A양은 일을 처음 배울 때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 일로 A양은 홀로 끙끙 앓다가 친구한테 고충을 털어놨지만, 결국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올해 식당에서 일했던 한 학생도 "일하던 가게 사장이 손님이 없으면 퇴근 시간보다 일찍 집에 보내더라. 이러면 시급의 절반밖에 못 받았다"며 "일부러 주휴수당 안 주려고 일주일에 14시간까지만 일을 시킨 사장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지난 6월 지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생 82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중 올해 아르바이트를 한 603명의 47%가 부당대우 또는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이 가장 많이 당한 부당대우는 '갑작스러운 초과근무 및 조기퇴근 요구'(23.2%)였으며 △급여 지급 지연(17.2%) △휴게시간 미부여(13.4%) △임금체불(10.4%) △초과근무수당 미지급(9.5%) 순으로 많았다(중복 체크).

성희롱이나 언어폭력 문제도 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의 15.2%는 손님으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고, 고용주 및 관리자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한 학생도 12.9%나 달했다.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성희롱 피해 경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주·관리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남학생 비중은 6.4%로, 여학생(3.8%)보다 높았고, 고객 성희롱의 경우에도 남학생(8%)이 여학생(4.1%)보다 높았다.

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한 학생은 38.5%였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해도 받지 못한 학생도 25.5%였다. 전체 응답 학생 중 64%가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원칙의 위반 피해를 본 것이다.

응답자 중 시급을 정확히 밝힌 162명을 대상으로 법정 최저임금(9160원) 지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은 학생은 13%로 이전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대보험 가입률은 12~14%인 것으로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상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근로시간은 일 7시간, 주 35시간까지다. 이럼에도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일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34%나 달했다.

하지만 부당대우 고충을 알릴 방법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대우를 당해도 참고 일하는 학생이 절반 정도였고, 참지 못해 끝내 일을 그만둔 학생은 21.8%였다. 고용주에게 항의하거나 관할 지자체·노동청에 신고한 학생은 17%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를 맡은 유형근 부산대 교수는 "청소년 노동 권익 보호를 위해 부산시의 행정 책임을 강화하고 청소년 노동인권보호 및 증진 조례를 보완해야 한다"며 "플랫폼 청소년 노동에 대한 보호 법안과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센터는 15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이번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정책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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