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국민의힘 '운명의 한주'…가처분 결과에 달렸다

인용시 비대위 무력화, 직무대행 복귀…기각시 李 사면초가
당내선 기각 가능성 무게…정치사안 관여 재판부 성향 주목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8.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8.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 당 내분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우선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이 전 대표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예상을 깨고 인용되면 비대위는 공중분해되고, 다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간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선임된 다음날(10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통상 가처분 결과는 하루 이틀 안에 나오는 데다, 이 전 대표가 본안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라 이번주 안에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보통 법원은 정치적인 사안에는 관여를 잘 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을 맡은 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정치적 사안이라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인용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황 판사는 지난 5월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무소속 출마한 강용석 변호사가 한국방송기자클럽, 지상파3사와 MBN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강 후보의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을 권리와 유권자의 후보자들에 대한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인용해 김은혜·김동연 후보와 강 변호사가 TV토론을 한 바 있다.

이때처럼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되면 비대위는 공중분해되고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간다.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자동 해임된 이 전 대표가 대표직을 회복하면서 다시 '한 지붕 두 대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전 대표 측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기각되면 이 전 대표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당 관계자는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지층으로만 똘똘 뭉치면서 앞으로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굉장히 어려워질 듯 하다"고 예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민, 정양석, 엄태영 비대위원, 권 원내대표, 주 비대위원장, 이소희 비대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전주혜, 주기환 비대위원. (공동취재) 2022.8.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민, 정양석, 엄태영 비대위원, 권 원내대표, 주 비대위원장, 이소희 비대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전주혜, 주기환 비대위원. (공동취재) 2022.8.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당내에서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 위원장은 전날(21일) KBS '일요진단'에 나와 "저희는 가처분 결과가 기각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이자 유력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도 지난 19일 KBS라디오에서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법원이 개입해서 '당신의 당 비상 상황이야, 아니야' 이렇게 재단한다면 그건 난센스"라며 기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당내에서는 인용되더라도 다시 절차를 밟아 비대위를 꾸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장은 KBS 일요진단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 설사 절차적 문제로 가처분이 인용된다고 해도 그 절차를 우리가 고쳐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가처분 결과에 관계 없이 '장기 여론전'을 예고한 상황이라 당 내분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난 16일 가처분신청과 별도로 비대위 체제 전환이 부당하다며 본안 소승을 제기했다. 법정 공방을 통해 여론의 관심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전 대표가 '친유승민계' 의원이나 당내 청년 정치인 등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윤계' 결집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아직 소수이긴 하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면 친이준석계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주말에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대결 구도를 이어가며 지지 세력 결집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윤핵관이 명예롭게 정계 은퇴할 수 있도록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며 독려했다.

21일엔 페이스북에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 보좌관이 올린 선당후사 챌린지를 공유하고 "좋은 생각입니다. 윤핵관과 호소인, 그리고 나머지 모두 선당후사 챌린지에 동참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저는 안 할 거에요"라고 비꼬았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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