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지난해 8월 이후 3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빡빡해진 대출규제로 주택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말라가면서 집값 둔화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이달 중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p)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인상하면 국내 기준금리는 코로나19 감염증 발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하락을 우려해 유지했던 저금리 기조가 완전히 종식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7%나 오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애초 금리인상 일정을 6개월 넘게 앞당겨 3월 인상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며 "연준보다 한 걸음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 한은 입장에선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이달은 물론 2월 추가인상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현행 1% 기준금리를 반영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6%대를 넘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3.63~5.07%까지 올랐다.
은행채 5년물에 연동된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5.55%까지 상승했다. 2개월 연속 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는 6~7%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2~3%대 주담대 대출로 아파트를 '영끌' 매입했던 집주인에겐 대출금리 부담이 당장 2배 가까이 급증한다.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매하려던 실수요자의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주 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8까지 내려왔다.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9년 9월9일 기록한 92.6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방 8개 도의 매매수급지수도 100 이하로 내려왔다. 지방 8개 도 모두 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9일(98.9)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5주째 축소하며 0.02%까지 내려 앉았다. 매주 0.01%p 떨어지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사실상 2~3주 내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전환이 유력시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재건축사업 중심의 강남 아파트값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강남권은 지난해 11월 실거래가가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재건축조합의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끼치는 해당단지의 단편적 상승거래도 이미 절반을 넘긴 하락거래 속에서 의미가 크게 퇴색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값 정체기는 1~2월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며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정부는 연착륙 유도를 위해 부동산시장의 거래활성화와 '영끌' 대출자의 부담 경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99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