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오토바이 미끄럼 속출…"큰 사고 없어도 배달 중지해야"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 사고 경험담 속속…"눈 오면 눈치 안보고 퇴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배달 시작한 뒤 처음으로 넘어졌어요. 경사 슬슬 내려가다가 그냥 자빠졌어요. 앞에서 걸어오는 아줌마를 칠뻔했어요. 전 일단 퇴근합니다."(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부지방에 모처럼 많은 눈이 내리면서 배달 오토바이 미끄럼 사고가 속출했다. 그러나 큰 사고는 거의 없었는데 이는 업체나 라이더 모두 눈길에는 배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험에 따른 학습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일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배달서비스지부에 따르면 최근 내린 눈으로 곳곳에서 라이더 미끄럼 사고가 발생했으나 큰 사고는 없었다.

김영수 배달서비스지회장은 "1년 전만 해도 눈 오는 날 배달 플랫폼이 강제 배차하거나 라이더에게 전화해 '1~2건만 더 배달하고 퇴근하면 안되겠느냐'고 부탁했지만 지금은 업체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요즘은 눈이 오면 배달기사들이 눈치보지 않고 퇴근한다"면서도 "눈이 내리는 날보다 다음 날 땅이 얼어붙을 때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회장은 "가정이 있고 아이가 둘 있어 나도 배달을 나왔다"면서도 "골목이나 그늘에 '블랙아이스'가 생겨 오토바이들이 휘청하는 것을 몇번 봤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서도 사고 경험담을 쉽게 볼 수 있다. 라이더들끼리 서로 안전하게 퇴근하자고 권하는 글도 많다.

라이더 오***씨는 "대차게 미끌렸는데 순간 내 패딩, 저 음식, 내 오토바이는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가지 말라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썼다.

배달 2년차라는 다른 라이더는 "단가는 좋겠지만 사람을 치거나 고급 슈퍼카를 칠 수도 있고 또 자신의 목숨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어지간하면 쉬거나 도보로 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이천에 산다는 한 라이더는 "사고날 거 각오하고 강남으로 원정간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폭설로 배달 단가가 급격히 높아진 틈을 타 돈 벌기 위해 강남 지역으로 이동해 배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 20만원 더 벌려다 200만원, 2000만원 깨질 수 있다" "안됩니다. 돈보다 안전이 더 중요해요"라며 만류하는 댓글도 많았다.

김 지회장은 "눈 오는 날에는 배달 플랫폼이 나서서 배달 운행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며 "눈 오는 날 배달을 시키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생계 때문에 눈길, 빗길에도 운행하는 라이더가 있다"면서 "기상이 심각하게 악화한 상황에서는 쉬더라도 일종의 휴업 급여를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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