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미스소니언 재단 소속의 박물관과 국립 동물원 등에서 소위 '워크'(woke) 이념을 퇴출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깨어있다'는 뜻의 워크는 성소수자, 소수인종 등의 사회 문제에서 진보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미국의 보수 진영이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인종과 젠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그가 서명한 '미국 역사에 진실과 건전성을 회복하기'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은 JD 밴스 부통령을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박물관, 교육·연구 센터에서 워크 이념을 제거하는 책임자로 지정했다. 또한 "부적절한 이념을 이러한 시설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19세기 중반에 사망한 영국인 화학자인 제임스 스미스슨의 유산 기부를 받아 1846년 설립된 스미스소니언 재단에는 주로 워싱턴과 그 주변에 있는 211개의 유명 박물관, 갤러리가 소속돼 있으며, 주로 예술, 과학, 우주 및 미국 역사를 다룬다.
최근 스미스소니언에 추가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도 행정명령의 타깃이 됐다. 행정명령은 이 박물관이 근면성과 핵가족을 "백인 문화의 측면"으로 서술했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직 개관하지 않은 '미국 여성의 역사' 박물관이 "여성 스포츠에 참가하는 남성 운동선수들의 공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여성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학교에 연방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스미스소니언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케네디센터) 이사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센터가 워크 문화를 추구한다며 그 운영과 공연을 재구성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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