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 거래랑이 '바로미터'다 [박원갑의 집과 삶]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2025.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2025.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미국의 주식시장전문가 버프 도르마이어도 거래량은 시장 참여자의 관심과 열의를 표현한다고 했다. 거래량은 시장의 힘이자 연료라고도 했다.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지금처럼 격감할 때는 관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요즘 아파트시장은 마치 사바나 기후 같다. 사바나 기후는 열대 우림 기후와는 달리 건기와 우기가 매우 뚜렷하다. 비가 올 때는 한꺼번에 한여름 소나기처럼 퍼붓지만, 그 이후에는 심한 가뭄이 찾아온다. 아파트시장에서도 거래량 급증과 급감 현상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서울지역 아파트 총거래량은 2만 8955건으로 연간 거래량의 50.9%에 달했다. 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4개월에 집중적으로 거래된 것이다. 4개월 동안 거래량은 평균 7239건으로 연간 월평균 4741건보다 52.7% 많다. 역대 평균치 6000건가량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아 거래 쏠림 현상이 매우 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지난해 7월 거래량은 922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한 해 거래량의 16.2%가 한 달에 몰아서 거래된 셈이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조바심과 불안감에 일제히 ‘사자’에 나선 결과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들어 월 거래량은 3000건대로 급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이 들쭉날쭉한 것은 수요자들 사이에서 무리짓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움직이려는 집단 심리가 작용해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아파트가 투자재로 변한 데다 대출 규제나 금리 인하 등 금융변수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다. 아파트시장이 마치 코스닥 시장 테마주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는 양상이라고나 할까. 이 때문에 미래 기대가 밝을 때는 집을 한꺼번에 사려고 나서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일제히 몸을 사리는 패턴이 되풀이된다.

주식시장이든 부동산시장이든 거래량은 수요자들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투영한다. 미국의 주식시장전문가 버프 도르마이어도 거래량은 시장 참여자의 관심과 열의를 표현한다고 했다. 거래량은 시장의 힘이자 연료라고도 했다.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지금처럼 격감할 때는 관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가격보다 거래량을 훨씬 중요한 지표로 여긴다. 거래량이 실체이고, 가격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말이 회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죽하면 가격은 속여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다고 했을까. 모든 구간에서 그렇지 않지만, 대체로 거래량이 가격 흐름보다 앞서 움직이는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 회복의 향배는 거래량에 달려 있다. 수요자들을 심리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거래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다.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거래가 꿈틀거릴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집단 심리에 휘둘리기보다는 독립적 사고를 하는 것도 덕목이 될 수 있다. 모험적 투자자라면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용기를 내는 것도 좋다. 다만 가격 메리트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국내외 정치, 경제의 불확실성만큼 가격을 할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장에 급매물이 많지 않다. 급매물의 경우 고점(2021년 10월) 대비 서울은 10~20%, 나머지 지역은 20~30% 싼 매물을 말한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급매물이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라면 급매물에 관심을 두되 고점과 비교해 '진짜 급매물'인지를 체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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