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으로, 현장으로'…일정 짜기에 분주한 용산 참모들[통실톡톡]

보궐선거 참패 뒤 직급 가리지 않고 용산 밖으로
현장 기반 국정운영 전환…민심 받들어 불통 극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가야 할 곳이 많아서 고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쇄신 방안으로 '현장 속으로'를 주문하면서 용산 참모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비서실장부터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나가 민심을 듣는 움직임이 연말 내내 이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연말까지 계속 현장 일정을 짜서 나간다"며 "현장 얘기를 듣고 관계 부처와 소통해 정책에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장에 기반한 국정운영을 강조하면서 요즘 용산 참모들은 담당 분야별로 방문할 현장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21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윤 대통령이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용산 밖으로 나가 현장으로 향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내 청년 행정관들과 만나 '쓴소리'를 들었으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만나 정부 연구개발(R&D) 및 소상공인 정책 등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국정기획·정무·사회·시민사회수석도 소상공인, 집배원, 학부모, 국립대병원 전공의, 교사 등과 만나 주요 정책을 둘러싼 현장 목소리를 구했다.

비서관과 행정관들도 여성벤처인, 대학생, 출입국사무소 직원, 이민자, 정보기술(IT) 교육기관 대표, 장애예술인 등을 바쁘게 만나고 다녔다.

대통령 수행 일정이 없어 상대적으로 활동이 자유로운 순방 기간에 최대한 밖으로 많이 나가 얘기를 들어보자는 기류가 내부에 흘렀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분야별로 현장으로 가서 의견을 듣고 필요하면 정책에 반영하려고 한다"며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더 만나러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제도와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 방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기획 라인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 때와 당선인 신분으로 찾았던 남대문시장에서 상인을 만나는 일정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물가는 얼마나 올랐는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살림살이는 어떻게 변했는지 듣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이 전사적으로 현장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보궐선거 패배로 내년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반국가세력'이나 '종전선언 합창' 등 이념 색채가 짙은 윤 대통령 발언으로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포섭하고, '불통' 이미지를 타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중동 순방을 끝내고 전날 귀국한 윤 대통령도 조만간 민생 현장을 찾거나 국민들에게 직접 물가나 정부 정책에 관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전부터 현장 방문이 필요한 측면이 있었다"며 "대통령실 업무 스타일도 새롭게 하자는 차원"이라고 최근 변화를 설명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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