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황산 수송 지속" 소송에 울주군민 '온산선 폐선 무산되나' 반발

"기업 이익 위해 주민 안전 볼모 안돼" 군민·정치권 한 목소리
울주군 "철도화물 수송량 2년간 60% 감소…존치 실효성 의문"

수만 명이 밀집 거주하는 신도시 한복판을 지나는 울주군 '온산선' 모습. 황산 등 위험물질이 수송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자 울주군민들의  폐선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만 명이 밀집 거주하는 신도시 한복판을 지나는 울주군 '온산선' 모습. 황산 등 위험물질이 수송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자 울주군민들의 폐선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황산 등 위험물질 수송 철도로 전락한 '온산선' 폐선 요구가 울산 울주 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울주 주민의 염원과 달리 영풍이 온산선을 이용해 황산 수송을 계속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역민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행정당국의 비판 움직임이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 중단에 대한 가처분 심문이 처음으로 열렸다. 법원은 내달 심문 종결을 한 뒤 이르면 9월 내에 선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이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공판이 울주 주민들의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선고 결과에 따라 온산선의 폐선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울주군민과 환경단체, 정치권과 행정당국이 한목소리로 꾸준히 '온산선' 폐선를 요구하고 있다.

수만 명이 밀집 거주하는 신도시 한 가운데를 지나는 '온산선'으로 황산 등 위험물질이 수송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울주 주민들은 "영풍 등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주민 안전을 볼모로 잡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도 울산 울주군의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과 울주군이 '온산선' 폐지로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법원이 영풍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울주군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오랜 염원인 '온산선' 폐선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온산선’ 폐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해당 노선을 이용하고 있는 영풍 등 일부 기업의 이해관계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앞서 울주군은 지난 4월 26일 '울주군 대중교통 연계망 확충 및 개선 방안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온산선 폐선에 대한 의견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 울주군은 지난 1월에는 울산시 측에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립 시 온산선 폐선 반영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울주군은 온산선 폐선 당위성 분석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철도화물 수송량의 감소 △도시 발전에 방해 요소 제거 △군민 안전 대안 마련 등을 폐선의 대표적인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온산선 일대 주민들도 황산과 유류 등 위험 물질 수송에 대한 우려와 불필요한 철도로 인한 지역 발전 저해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앞서 4월 8일 울산 울주군 온양지역 주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온산선폐지공동추진위원회'는 온산선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온산선 폐지를 위해 울산시는 물론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추진위는 "온산선은 온양읍과 온산읍 등 남부권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자 시대를 역행하는 도시 발전 저해 요인"이라며 "특히 유류, 황산 등 유독성 폭발 위험물질을 수송하는 온산선이 마을을 관통해 지역 주민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온산선 폐선을 공언해 왔다.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의 경우 '온산선 폐선'을 핵심 공약 사업으로 내놓은 바 있다.

서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사무실에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과 실무자를 만나 온산선 폐선과 KTX-이음의 남창역 정차, 울산~경남~부산 광역철도 건설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영풍과 고려아연 간 황산 취급 대행 계약 종료에 따라 온산선을 이용하는 기업이 S-OIL 한곳으로 줄어들면서 온산선의 필요성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영풍이 온산선을 통해 황산을 수송하는 내용의 소송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산선폐지공동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움직이는 화약고'인 온산선의 폐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영풍이 온산선을 앞으로 더 이용하겠다는 소송을 낸 것은 주민의 안전은 아랑곳 없는 기업의 이기적인 행태"라고 개탄했다.

그는 "더 이상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산선 폐선에 해당 기업은 물론 정치권과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 강조했다.

지역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는 영풍이 황산을 전혀 수송하지 않았던 경우도 상당 기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산선을 이용해 황산을 보내지 않아도 제련소 운영에 별다른 차질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울주군의 온산선 폐선 의견 검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철도화물 수송량은 2020년 대비 32.9만 톤에서 13.3만 톤으로 약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는 일일 수송 횟수가 2~3회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온산선 존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산선은 울산 울주군의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8.6㎞의 단선 철로다. 1970년대 후반 온산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입주 기업들의 핵심적인 수송망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영풍과 S-OIL이 각각 황산과 유류를 수송하는 용도에 그치고 있다.

jourlkim183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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