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 카카오의 성장통…미래는[손엄지의 IT살롱]

2010년 매출 3400만원→2023년 7조 5570억원…M&A로 사세 넓혀
카카오 그룹 리스크 이후 철저한 의사결정 체계 만들어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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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카카오톡'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했다. 문자 하나도 돈이라 할 말을 아끼고 줄여 보내던, 전화 통화 1분도 비용이라 서둘러 끊던 그 시절을 당연하게 지나왔는데 카카오톡은 이를 모두 '무료'로 만들었다.

카카오(035720)는 '카카오톡'으로 쌓은 인지도와 기술력으로 고속성장했다. 유망 기업을 인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부문은 독립시켰다. 그렇게 분사한 계열사는 또다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사세를 넓혔다.

2010년 매출 3400만 원의 회사는 이제 연 매출 7조 원이 넘는 명실상부 대기업이 됐다. 그런데 너무 빨리 성장한 탓일까. 카카오는 지금 '성장통'을 앓고 있다.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를 창업했을 때 그 목표는 매우 명확했다. 그는 2008년 NHN(현재의 네이버)을 떠나며 "100인의 최고경영자(CEO)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이런 미국식 스타트업 경영철학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 CEO가 독립적으로 경영하며 회사를 키웠고, 회사 성장에 따른 성과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그러나 카카오의 성장 방정식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핵심 사업 계열사를 중복상장시켜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를 끌어내렸고, 계열사 임원들은 수백억 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매도해 투심을 악화시켰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몸집은 커졌지만 임원들의 마인드는 '벤처기업'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회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이라면 갖춰야 할 절차와 규제도 부족했다고 한다.

카카오 문제는 여기저기서 계속 터졌다. 지난해 2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041510)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12월에는 카카오엠이 바람픽쳐스를 고가로 인수하며 일부 임원이 이득을 챙겼다는 논란도 나왔다.

두 사건은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은 최근 검찰이 김범수 위원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법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카카오는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와 외부 준법·윤리경영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를 통해 카카오 그룹 의사결정 체계는 어느 대기업보다 더 철저해지고 있다.

이제 카카오 그룹 계열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땐 그룹차원에서 면밀한 사전검증 절차를 거치고,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경영진 선임 시 윤리적 검증 절차도 만들었다.

카카오는 현재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면 완전한 '대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망하지 않겠지"라며 카카오에 투자한 소액주주 186만 명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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