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하던 우영우 진정시킨 포옹, 허그조끼로 구현했어요"

[혁신으로 극복하는 장애③] 돌봄드림, 공기주입식 조끼 선봬
포옹 수준 압박감, 발달장애인 치료에 도움…시니어로 확장

편집자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보통사람'이 다수이기에, 몸이나 지능이 불편한 소수의 장애인은 '보통'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에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들도 충분히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지만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혁신'이 신체적, 지능적 장애를 메꿔주고 있다. 혁신 기업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장애라는 틀에 갇힌 인재들을 사회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 장애를 극복하는 혁신기업들을 만났다.

 이상한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장면 갈무리
이상한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장면 갈무리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 천재 자폐 변호사 우영우. 그는 눈앞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아 발작을 일으킨다. 이때 함께 있던 이준호는 놀란 영우를 진정시키기 위해 손을 결박하고 강하게 끌어안는다. 우영우는 점차 안정을 찾게 된다.

신드롬격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이다. 우영우는 드라마 안에서도 "자폐인의 발작에 강한 압박이 도움이 된다"고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지적장애나 자폐증을 가진 발달장애인은 강박과 불안 증세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종종 예기치 못한 돌발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영우 옆을 지키는 '이준호'와 같은 인물이 언제나 옆에 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족이 매번 희생하기도 어렵고 현장의 치료 인력은 태부족이다.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돌봄드림 제공)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돌봄드림 제공)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발달장애인의 부모님들은 치료를 위해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을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기술을 활용하면 이 공백 기간을 메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는 복지관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을 살려 발달장애인에게 안정감을 주는 '공기주입식 조끼'를 개발했다. 적당한 압박감을 주면 사람이 안아주는 느낌과 비슷해 불안 증세를 낮출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이렇게 탄생한 스마트 돌봄조끼 '허기'(HUGgy)는 글로벌 기술 기업이 모인 '2022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전 세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멘탈헬스케어 스타트업 돌봄드림의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돌봄드림 구성원 단체사진(돌봄드림 홈페이지 갈무리)
돌봄드림 구성원 단체사진(돌봄드림 홈페이지 갈무리)

◇청년 창업가로 보낸 대학 생활…소셜벤처에 눈떠

김 대표는 사업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청년 창업가다. 돌봄드림 창업 이전에는 카이스트(KAIST) 기술경영학부에 재학하며 '아침 배달 서비스', '지식영상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창업을 경험했다.

학사를 졸업한 후에는 창업융합 전문석사과정을 밟았다. 그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셜벤처에 대해 눈을 뜬 것도 이때였다.

김 대표는 "마침 발달장애 치료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서 이를 치료하는 솔루션 개발을 소셜벤처로 실현하고 싶었다"며 "교내 창업대회에서 스마트 돌봄조끼로 1등을 하고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돌봄드림을 시작하는 데는 앞서 창업했던 경험들이 좋은 자양분이 됐다.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열정 하나로 뛰어드는 것은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전의 창업에서 배웠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지식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할 때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보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자는 생각이 앞섰다"면서 "스마트 돌봄조끼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시회에 참여한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 (돌봄드림 제공)
해외 전시회에 참여한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 (돌봄드림 제공)

◇"해외 가능성 확인…싱가포르 이어 미국 진출 계획"

돌봄드림은 이후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에 선정되면서 성장 발판을 다졌고 국내 소셜벤처경연대회, 발명특허대전 등에서 연달아 수상했다.

국내에서 아이디어 경쟁력을 입증한 돌봄드림은 이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CES 2022에 참여해 혁신상을 받았다.

CES 2022 참여가 직접적인 수출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하기 위한 실증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5월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동남아시아 진출 전 제품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김 대표는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고 최근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며 "싱가포르는 올해 구체적인 파일럿테스트 이후 본격적인 매출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이은 추가 해외 법인 설립도 계획 중이다. 복지 예산이 많고 치료 솔루션이 발달한 미국과 캐나다가 우선순위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액셀러레이팅을 받는 등 미국 진출 기회를 확인했기에 미국 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돌봄드림이 공기주입식 조끼 '허기'를 선보이고 있다.(돌봄드림 제공)
전시회에 참여한 돌봄드림이 공기주입식 조끼 '허기'를 선보이고 있다.(돌봄드림 제공)

◇허기 스마트·클로멘탈 등 주력 사업 하반기에 집중

현재 돌봄드림은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희망 투자 유치 금액은 30억 원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허기'를 업그레이드한 '허기 스마트'를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생체 정보를 수집해 착용자의 감정 상태를 모니터링한 뒤 제품 스스로 공기를 주입하는 제품이다.

스마트 조끼 사업은 시니어 대상으로도 확대한다. 통합 관제 시스템인 '클로멘탈'을 통해 조끼를 착용한 시니어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사업이다.

올해 돌봄드림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클로멘탈 사업의 시장 정착에 주력한다. 우선 단체·기업·기관 등과 협업할 예정이다. 현재 약 300명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며 올해 총 1000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돌봄드림의 중·장기 목표로 발달장애인과 시니어를 넘어서 우울증 및 불안장애를 겪는 현대인들까지 돌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정신 질환을 앓는 분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요. 이분들에게 돌봄드림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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