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광주 향토 대형 서점인 충장서림(대표 장기원)이 11월 시민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충장서림은 1980년대 창업한 이래 호남지역 최대 규모인 30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광주 구 도심인 금남로를 지켰으나 경영난 악화로 지난 8월 말 문을 닫았다.
충장서림은 정리과정에서 임대사업 등을 통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시민들의 응원에 규모를 줄여서 11월 문을 열 계획이다.
매장 규모는 예전 지상 1·2층과 지하 1층의 연면적 3000㎡에서 지하 1층 약 800㎡가량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 공간은 시민들이 쉬어 갈수 있는 북카페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지상 3층에는 자료가치가 크고 구하기 어려운 귀한 책들을 구비한 서고로 꾸며 마지막 향토서점의 명맥을 이어가기로 했다.
1980년대 영업을 시작한 충장서림은 나라서적, 삼복서점과 함께 광주 `빅(Big) 3' 대형향토 서점으로 꼽혔다.
이 서점은 지난 16년여 동안 구도심 지역에서 시민들의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도심 공동화 현상과 불황, 인터넷 서점의 저가 할인 공세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침체를 겪다가 결국 지난 8월 공식 폐업했다.
광주 향토 서점의 마지막 명맥을 이어온 충장서림의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와 광주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충장서림 관계자에 따르면 폐업소식에 80대 할아버지가 매장을 방문해 책을 큰 가방 가득 사가면서 직원의 손을 잡고 "마지막 남은 향토 서점이 문을 닫으면 나는 이제 어디를 가야하냐"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조용석(56) 충장서림 상무는 "경영은 이윤추구가 당연한 목적이고 직원들이 업종전환을 요구했지만 장기원 대표께서 '서점으로 돈을 벌어서 이만큼 왔는데 서점으로 시민들께 다시 봉사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지와 각오 때문에 재개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앞으로 충장서림은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들을 구비해 동네 서점과는 차별화 할 방침"이라며 "많은 응원과 성원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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