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 선언한 북한, 동독처럼 헌법상 통일조항 삭제할 것"

"동독도 '별개국가' 인정→헌법상 통일 조항 삭제"
"北, 별개 국가로 인정하면 안돼…국제사회서 통일 명분 못세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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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작년 말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별개의 국가라고 선언한 북한이 앞으로 헌법상 통일 조항을 삭제하고 상대 국민을 자국민으로 보는 국적법을 개정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이 서독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다가 결국 통일을 포기했던 동독의 길을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은 온라인시리즈 '북한의 두 국가관계 선언과 지속되어야 하는 평화통일 노력'에서 이렇게 내다봤다.

북한은 작년 12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중앙위원회에서 한국을 별개의 국가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남한과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분단 상대방을 특수관계에서 국가로 간주하고 통일을 포기하는 모습이 옛 동독이 걸었던 길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동독은 1949년 제정 헌법 제1조에서 '독일은 불가분의 민주주의공화국'이라고 규정했지만, 1960년대 들어 독일 내에서 두개의 국가가 성립됐다고 선포했다.

1967년엔 국적법을 제정해 동독 시민에게 서독과 별개로 동독 국적을 부여하고, 이듬해엔 헌법을 개정해 '양 독일국가의 정상관계 수립과 공동협력 유지는 독일민주주의 공화국의 국가적 과업', '독일민주주의공화국과 그 시민은 독일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이 이룩되도록 노력한다'라는 조항을 신설했다. 두개의 국가 체제를 위한 후속 법 개정은 하면서도 통일은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동독은 1974년 10월 이 통일 조항을 삭제하며 독일민족의 통일을 헌법적으로 포기했다.

이 실장은 북한도 동독처럼 전원회의 후속조치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헌법상 통일조항을 삭제 또는 개정하고 남한 국민을 북한 공민으로 간주하고 있는 국적법을 개정해 외국인으로 간주함으로써 두 국가관계를 뒷받침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부적 특수관계에 기반해 체결된 남북합의서들이 무효임을 공식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실장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를 전제로 체결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는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됐는데 북한의 두 국가관계 선언으로 폐기를 공식화할 것"이라며 "남북한 특수관계를 전제로 체결된 4대 남북경협합의서를 비롯한 여러 남북합의서들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의 두 국가관계 선언에도 불구하고, 우리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책무인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이 실장은 강조했다.

그는 "동독이 헌법 개정을 통해 통일을 포기했지만 서독은 통일이 될 때까지 동독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결과적으로 동독 주민들이 서독의 헌정질서를 자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독일은 평화통일을 이룩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한 사회 일각에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헌법 정신에 반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특수관계에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전환될 경우 국제사회에 더 이상 통일의 당위와 명분을 내세울 수 없다"라며 "탈북민 보호 책무의 근거도 국민이 아닌 난민으로 바뀌게 된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북한이 대남관계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군사도발을 하는 것은 사상·문화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려 체제를 결속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이 실장은 판단했다.

그는 "사상투쟁·문화투쟁을 강화하는 것도 외부 정보 유입이 북한 사회와 주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준다"라며 "외부 정보와 문화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처한 실상을 깨닫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알게 하는 정책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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