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유엔참전국①] 캐나다, 한국의 방패가 됐던 2만6791명의 용사

3번째 많은 파병 규모…4월23~25일 가평전투 활약
참전용사 고국 돌아가 남긴 작품 '가평에서 버티며'

편집자주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유엔참전국 22개국에서 195만7733명이 참전했다.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활약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다. 은 유엔평화기념관과 함께 2023년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한 달에 한번 총 21회에 걸친 ‘이달의 유엔참전국’ 연재를 통해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활약상을 조명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테드 주버의 작품 '가평에서 버티며'.(캐나다전쟁박물관 제공) ⓒ 뉴스1
테드 주버의 작품 '가평에서 버티며'.(캐나다전쟁박물관 제공) ⓒ 뉴스1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바닥에는 캐나다 장병들이 쓰러져 있고 하늘에는 헬기와 낙하산이 날고 있다.

‘가평에서 버티며’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경기도 가평에서 일어난 가평전투 마지막 날 밤새 전투를 벌이고 날이 밝자 지쳐버린 캐나다 장병들을 묘사하고 있다.

그들의 머리 위로는 미군의 보급품이 낙하산에 매달려 떨어지고 있다.

왕립캐나다연대 소속 저격수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작가 테드 주버는 고국으로 돌아간 뒤 전쟁의 상처를 보듬고 동료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전투 중 보고 느낀 것을 여러 그림으로 남겼다.

지금으로부터 71년 전인 1951년 4월23일은 6·25전쟁에 참전한 캐나다군의 대표전투로 꼽히는 ‘가평전투’가 시작된 날이다. 치열했던 전투는 사흘간 이어졌다.

당시 중공군은 유엔군의 동·서간 병력을 차단하고 가평 방면으로 급격히 전진해 23일 호주군 대대를 공격하면서 가평전투가 시작됐다.

가평천 일대에 집중 배치돼 있던 캐나다군 대대, 호주군 대대, 영국군 대대 등 3개 대대는 중공군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캐나다 대대는 산세가 험한 가평 남단 677고지 일대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였다.

가평은 동쪽은 춘천, 서쪽은 청평, 북쪽은 화천, 남쪽은 양평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큰 지역이다.

24일 오후 8시부터 중공군은 박격포탄을 앞세워 캐나다 대대 진지를 공격했다. 중공군은 지속적으로 병력을 증원하고 기관총과 박격포를 동반한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수적으로 열세했던 캐나다군은 전투 초기 진지 일부를 중공군에게 뺏기기도 했다. 하지만 치밀한 경계 태세로 적군을 탐색해 남하하던 중공군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전략을 썼다.

캐나다 한국전참전용사회 제7지회 용사들.(주캐나다한국대사관 제공) ⓒ 뉴스1
캐나다 한국전참전용사회 제7지회 용사들.(주캐나다한국대사관 제공) ⓒ 뉴스1

결국 캐나다군은 뺏겼던 진지를 되찾고 여단의 지원 공세를 받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결국 중공군은 많은 사상자를 남기고 물러났다. 캐나다군은 10명이 전사하고 23명이 크게 다쳤다.

가평전투는 유엔군의 전투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고, 이후 미국 정부는 캐나다 대대에 대통령부대표창을 수여했다.

1950년 7월 캐나다는 유엔회원국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병을 결정했다. 캐나다 의회도 한국 파병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러한 캐나다 정부의 즉각적인 파병 결정은 다른 유엔 회원국의 동참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캐나다는 해군, 공군, 육군 순으로 파병했다. 1950년 7월5일 벤쿠버 섬의 해군기지에서 출항한 아다바스칸(Atabaskan), 캐유가(Cayuga), 시욱스(Sioux) 3척의 구축함은 같은달 30일 한국 해역에 도착했다.

캐나다 해군은 인천상륙작전에서 상륙부대를 지원하는 수송선단 엄호 임무를 맡아 활약했다. 정전협정 체결 후에도 한국 해역에서 협정 위반 행위를 감시하다가 1955년 9월 시욱스가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해군작전을 종료했다.

캐나다 공군 수송대대는 미국의 맥코드 공군기지와 일본 하네다 공군기지 사이를 왕복하면서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이 임무는 당시 심각했던 유엔군의 병력 증강과 물자 수송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임무를 위해 12명의 조종사와 6대의 수송기가 월 3000시간 이상을 비행했고, 항속거리는 1일 평균 16000㎞ 이상을 기록했다. 대대는 1954년 6월을 마지막으로 비행을 마쳤다.

임무 수행 기간 동안 599회 왕복 비행을 하면서 1만3000여명의 병력과 317만5000㎏ 이상의 화물을 수송했다.

캐나다군 6·25전쟁 참전 특별전시회 ‘26791, 한국의 방패가 되다’.(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캐나다군 6·25전쟁 참전 특별전시회 ‘26791, 한국의 방패가 되다’.(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캐나다 육군은 가평전투, 자일리 전투, 코멘도 작전, 고왕산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캐나다는 6·25전쟁 때 육·해·공군 총 2만6791명의 군인을 한국으로 파병했다. 이는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며, 육·해·공군을 모두 파병한 4개 나라 중 하나다.

빌 블랙 캐나다 한국전참전용사회 제7지회장은 “제7지회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112명이 지금도 생존해 있다. 우리가 헤쳐 모여서 2023년 정전협정 70주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유엔평화기념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8월31일까지 캐나다군 6·25전쟁 참전 특별전시회 ‘26791, 한국의 방패가 되다’를 열고 있다. 전시명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캐나다군 2만6791명을 의미한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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