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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투자이민제 호재 '경자구역' 송도신도시 가보니…

주거 인프라 갖춘 1공구 매매가 상승…'아랫목'만 온기
신흥주거지역 5공구 등 안정기 길어 '냉풍'
투자이민제 미분양 포함 대책은 중장기 효과 기대

(인천 송도=뉴스1) 전병윤 기자 | 2014-04-17 21:09 송고 | 2014-04-18 00:25 최종수정


송도국제신도시 '동북아 트레이드타워'/사진=전병윤 기자© News1



지난 17일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진입하자 마천루인 68층짜리 '동북아 트레이드타워'가 희뿌연 안개를 해치고 서서히 시야에 들어왔다.

트레이드타워 앞에 조성된 우리나라 첫 해수공원인 1.8㎞ 길이의 '센트럴파크'와 기하학적 빌딩들의 조합은 싱가포르 못지않은 계획적 도시로서 미관을 뽐냈다. 이국적 느낌의 정돈된 도시설계는 국내에서 최고란 평가를 받을만 하다.
송도국제신도시는 훌륭한 도시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묵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고 있지만 수요대비 공급과잉이라는 본질적 한계를 뛰어넘긴 좀처럼 어려워 보인다.

국내 뿐 아니라 유수의 외국기업을 유치해 국제도시로 만든다는 야심한 포부에 맞춘 도시계획을 충족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아파트 매매가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송도국제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도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9월말 1212만원에서 12월말 1220만원, 올 3월말 1223만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년새 9% 넘는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올 3월말 전셋값도 3.3㎡당 594만원으로 1년전인 지난해 3월말(502만원)대비 18% 넘게 올랐다.
송도국제신도시 내 센트럴파크/사진=전병윤 기자© News1

송도 B공인중개 대표는 "송도의 주거 인프라는 최고 수준이어서 호재가 생기면 가격이 바로 움직이는 탄력적인 시장"이라며 "오랜기간 조정을 겪었던데다 지난해 취득세 영구인하와 양도세 감면 조치로 11월쯤부터 아파트 매매가 활발히 이뤄졌고 매매가도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학교 설립이 속속 이뤄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매물을 찾는 경우가 많아 계약건수가 전보다 20~30% 정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송도는 영종도 미단시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리조트 허가와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을 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주택까지 포함하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겹호재를 맞았다.

당장 매매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진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수세 유입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이민제 대상에 미분양 아파트가 포함되면 영종신도시와 송도신도시는 잠재적인 매수세를 확충할 수 있는 재료"라며 "다만 우리나라의 투자이민제도는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여서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을 당장 기대하긴 어렵고 교통여건의 개선 등이 이뤄져 수도권의 진출입이 원할해지는 게 단기적으로는 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랫목만 '온기' 윗목은 여전히 '냉랭'
하지만 송도 부동산시장의 온기는 '아랫목'에만 머물고 있다. 센트럴파크를 기준으로 북서쪽에 해당하는 제1공구가 아랫목에 해당된다. 송도국제신도시 초창기에 조성된 주거지역으로, 이미 모든 생활 편의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신도시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이곳엔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가 들어섰고 내년 포스코 자사고가 개교할 예정이다. 송도국제신도시의 '백미'인 센트럴파크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인데다 유럽식 저층 쇼핑몰인 '커넬워크'를 끼고 있다.

H공인중개 관계자는 "1공구 지역은 주거와 교육환경이 좋고 인프라가 이미 조성돼 있어 서울로치면 강남에 해당된다"며 "99㎡(옛 30평)대는 지난해말보다 매매가가 2000만원 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서울 강남권 정도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송도 중심 주거지역인 1공구에 위치한 '더샵 그린워크' 건설 현장/사진=전병윤 기자© News1

올 9월 입주를 앞둔 '더샵 그린워크1차'의 전용면적 84㎡ 가격은 현재 4억2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분양가격 대비 500만~2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1공구의 매매가는 3.3㎡당 1300만원 이상으로 1공구 동쪽에 위차해 신도시 초창기에 조성된 2공구와 비교하면 같은 면적 기준으로 매매가격이 1억원 가량 높을 만큼 시장에서 다른 가치로 평가 받는다.

송도 내에서도 분명한 온도차이를 보인다.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는 지난해 11월 1275가구를 분양했으나 무려 702가구나 미달됐다. 송도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는 중소형인 84㎡에서도 청약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가 들어서는 곳은 송도국제신도시의 남동쪽에 위치한 제5공구다. 주변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동아제약, 연세대 송도 캠퍼스와 글로벌 대학 캠퍼스가 들어선 곳으로 송도내 신흥주거지역으로 자리잡는다.

하지만 아직 주거환경이 정립돼 있지 못하다는 게 약점이다. N공인중개 관계자는 "5공구는 교육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는 분명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곳이 제대로 된 주거환경을 갖추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어 투자자들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1공구를 제외하면 차라리 센트럴파크 남쪽이면서 인천대입구역과 가까운 3공구가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에듀포레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분양 물량이 많아 미분양이 생기긴 했지만 앞으로 교육 특화지구로 자리잡을 수 있어 최근 투자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이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미분양과 함께 물량 부담을 주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송도의 분양 물량은 5200여가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송도에는 200㎡를 넘는 대형 아파트 미분양이 여전하고 7~8개 단지 정도는 아직도 빈집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송도가 녹색기후기금(GCF)과 세계은행그룹(WB) 한국사무소를 유치하고 글로벌 대학교 캠퍼스들이 들어서며 경제특구 중 맏형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전체 주택 공급량에 비해선 아직 수요가 따라가지 못해 신흥 주거지역에선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롯데몰 예정지역/사진=전병윤 기자© News1


byj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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