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단독]헌재 위안부판결 후 2년간 韓日양자협의 제안 두차례뿐

최근 20여개월 간은 단 한차례도 양자협의 제안 안해
헌재 판결 당시에만 정부 노력 형식적 요식행위 비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3-08-13 10:01 송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용녀 할머니 안치식이 열린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박옥선 할머니가 고인을 향한 추모의 말을 남기자 이옥선 할머니(오른쪽)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1926년 경기 여주에서 태어나 16살 때 미얀마에서 일본군 성노예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이용녀 할머니는 지난 2000년 도쿄에서 열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 참석해 증언하는 등 일본군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남에 따라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57명(해외거주 6명)으로 줄었다. 2013.8.13/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정부가 지난 2011년 8월 헌법재판소의 "일본군 위안부 배상청구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는 정부의 행태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2년 간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를 열자는 공식적 제의를 한 것이 단 두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지막으로 양자협의를 제안한 시점부터 최근 20개월 간은 더 이상 단 한차례도 일본 정부에 위안부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를 공식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당국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1년 8월 31일 헌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8명이 낸 헌법소원데 대해 "일본군 위안부들이 일본 정부에 대해 갖는 배상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소멸됐는지를 놓고 해석상 이견이 있는데도,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지 않은 우리 정부의 행태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배상문제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의해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등 위안부 배상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해석차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외교당국의 해결 노력을 법적으로 강제한 것이다.

이에따라 외교적 경로를 통한 문제해결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이지만, 헌재 판결 이후 외교부가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배상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한 것은 헌재 판결 이후 2년 간 두 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취재결과 나타났다.

외교부는 헌재 판결이 있었던 해 9월 15일과 11월 15일 주한 일본 대사관등을 통해 군대 위안부 문제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소멸했는지 여부를 협의하자는 내용의 구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그 이후 최근까지 공식적인 양자협의 제안을 하지 않았다.

특히 외교부는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설명하며 "수차례 일본 정부에 대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하는 구술서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 정부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국 2년전 두달 간격으로 이뤄진 두 차례의 구술서 전달을 언급한데 지나지 않은 셈이다.

헌재 판결 당시 위안부 배상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헌재 판결 당시에만 두차례 양자협의를 제안한 것은 형식적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구술서 전달은 실효성 측면에서 큰 효과가 없다"며 "위안부 문제 심각성을 국제 여론화해서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구술서 전달 외에도 일본 정부 인사를 만나는 수시로 구두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며 "이같은 구두 전달은 정확한 수치로 집계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위안부 배상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공식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향후 일본과의 관련 협상에서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태도가 안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 민간 시설의 한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노력이 결국 헌재 판결 당시에만 '반짝'했던 것 아니냐"며 "이같은 한국 정부의 모습을 일본 정부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bin1981@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