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세계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컨센서스(Consensus)가 기존 개최지였던 텍사스 오스틴을 벗어나 올해는 홍콩에서 행사를 연다.
이는 최근 홍콩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가상자산 자본을 흡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아시아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홍콩이 싱가포르를 넘어 아시아의 새로운 디지털자산 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란 구상이다.
17일 컨센서스 주최사인 코인데스크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컨센서스 홍콩'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90개국 이상에서 온 270명의 연사와 수천명의 참석자가 자리할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연사는 폴 찬 홍콩 재무부 장관이다. 그는 오는 19일 직접 오프닝 연설에 나서 홍콩 정부가 가상자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재무부 장관은 홍콩의 경제 정책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인 만큼,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연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이 어떻게 디지털자산 허브로 도약했는지 규제 관점에서 설명하는 세션도 마련됐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의 줄리아 렁(Julia Leung) 위원장 19일 행사에 자리해 홍콩 가상자산 규제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 외 유명 블록체인 기업의 임원진들도 다수 참석 예정이다. 비트코인 강세자이자 업계 유명 인플루언서인 아담 백 블록스트림 CEO와, 역시 비트코인 강세론자로 잘 알려진 샘슨 모우 JAN3 CEO가 비트코인이 왜 차세대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또 릴리 리우(Lily Liu) 솔라나 재단 회장, 에반 청(Evan Cheng) 수이 창업자, 요한 케르브라트(Johann Kerbrat) 로빈후드 가상자산 책임자 등도 연사로 나선다.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도 바이낸스가 바라보는 올해 가상자산 업계 전망에 대해 공유한다.
그간 홍콩에서 열렸던 가상자산 관련 행사 중 가장 대규모의 행사인 만큼,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디지털자산 허브로서 홍콩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홍콩은 경제 면에서 가장 개방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됐다"며 "일본이나 한국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단, 가상자산 분야에선 싱가포르보다 늦게 문호를 개방했다. 그럼에도 홍콩은 가상자산 패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재빨리 규제를 마련하느라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홍콩은 그런 위험이 덜하다는 게 그 근거다.
던칸 치우(Duncan Chiu) 홍콩 입법회 기술혁신위원회 위원장은 "'늦깎이'가 되더라도,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홍콩이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간주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싱가포르는 2017~2018년 발빠르게 규제를 마련하느라 대부분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봤지만, 시장이 성숙해진 현재 가상자산 대부분이 결제 수단보다는 상품처럼 쓰이고 있다.
치우 위원장은 "홍콩은 늦게 시작했지만, 가상자산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패턴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강조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