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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여성 처벌 조항' 처음으로 위헌 심판대 올라

(서울=뉴스1) 민지형 기자 | 2013-01-10 07:47 송고


한터전국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성매매 특별법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 News1 이명근 기자



2004년 시행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특별법)'의 일부 조항이 헌법에 어긋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는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41·여)의 의견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재는 지난 4일 이번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이미 사건번호 2013헌가2를 부여했다.


헌재는 접수사건에 대해 통상 18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하지만 훈시규정이라 일반적으로 헌재의 주요 결정은 늦어지는 때가 많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달 21일 퇴임하는 이강국 헌재 소장 후임이 임명된 뒤 출범할 5기 재판소에서 다뤄진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결정에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거기다 헌법재판소 결론에 따라 성매매특별법의 전체 구도 자체가 흔들릴 상황인 터라 헌재는 더욱 결정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건의 헌법재판 결정 여부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법원이 처음으로 성매매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앞서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개인이 헌법소원을 낸 사례가 2004년, 2008년, 2012년 등에 있었지만 당시 헌재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심리 전 각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법원이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황이라 일반인이 신청하는 헌법소원과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법원은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인들 간의 성행위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됨에도 이 법률 조항은 변화된 사회가치관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한 성 풍속 확립을 위해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정당하지만 자발적 성매매 행위를 교화가 아닌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최후수단성을 벗어나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원은 강요에 의한 비자발적 성매매자는 피해자로 인정해 벌하지 않고 자의적 성매매 여성만을 형사처벌하는 점도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또 "축첩행위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현지척 계약 등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여성만 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중국 등지에서 사업가들의 현지처 계약이 흔한 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성적관계의 매매라는 점에서 본질이 같은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생계형 매매자는 처벌되지만 큰 돈이 오가는 부유층의 성매매는 면책되는 불평등성을 꼬집은 셈이다.


현행 성매매특별법에는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에서 성매매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하는 성행위'로 규정된다.


아울러 성매매특별법은 인신매매나 강요에 의한 행위, 미성년자와 심신미약자 등은 성매매 피해자로 보고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이 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에 법원이 위헌 가능성을 따져달라고 한 대목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는 헌재가 2009년 혼인빙자 간음죄를 위헌 결정하면서 "개인 도덕의 영역까지 법적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본 것과 궤를 같이하기도 한다.


반면 한편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지 않을 경우 성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현실론이 자리잡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성을 상품화할 수 없기 때문에 성을 파는 행위도 자연스레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번 법원의 판단은 성매매 업주와 같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자, 성매수를 한 남성 등 처벌에 대해서도 위헌 여부가 의심된다는 취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성을 파는 여성에 대한 형사처분은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좁은 의미에서 위헌 여부를 살펴봐 달라는 요청일 뿐이다.


이번 헌재 결정 여하가 성매매 합법화 논의와 연결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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