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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韓 대선, 독재자의 딸 vs 독재에 저항한 운동가"

박근혜-문재인 후보 공통점·차이점 분석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2-12-14 02:47 송고
© News1 이종덕, 허경 기자


"독재자(autorat)의 딸 vs 독재에 저항한 운동가"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상세히 비교하면서 한국 18대 대통령선거를 전망했다.

WP는 이날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걸어온 성장배경은 정반대지만 대선에서 내놓은 정책공약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평가했다.

먼저 WP는 박 후보에 대해 "박 후보는 군으로 권력을 장악했던 전 대통령의 딸로서 왕족에 가까운(near-raoyalty) 삶을 살았다"고 묘사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독재에 저항하던 사회 운동가로 감옥에 다녀오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박 후보와 진보성향의 문 후보가 대선에서 경제정책공약에서는 일부 차이를 보이지만 일자리나 부패청산 등 분야에는 비슷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의 정책만큼이나 그들이 과거 전적이 쟁점이라고 밝혔다.

◇ 근소하게 앞서는 朴, 추격하는 文

WP는 특히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은 연령대에서 갈린다고 분석했다.

WP는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를 인용해 "문 후보는 20~40대에서, 박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3~4% 앞서고 유권자 중 10%는 지지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지난 6일 문 후보를 전격 지원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문 후보는 박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안 전 후보에 대해 "그는 소프트웨어 사업가로, (대선에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마지못해(reluctantly)' 후보에서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박 후보가 5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점에 대해서는 "과거 한국을 통치했던 그의 아버지 박정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젊은 층에서는 지지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WP는 "박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 중 한명"이라며 "노년층은 경제성장으로 대표되는 박정희 시대를 긍정적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autocrat)였다는 데 동의한다"며 "그러나 보수진영은 상대적으로 그를 자애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WP는 유신헌법, 부정선거와 폭력진압, 암살 등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박 후보 측은 언론에 박 후보를 아버지와 연관짓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아버지를 '독재자'로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쿠데타를 일으키고 반대자들을 억압한 아버지의 전적에 대해 박 후보가 "이같은 일들이 한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켰다"며 대중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975년 박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가두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투옥됐었다"며 "또 퇴임 후 부패혐의에 연루된 가운데 2009년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참모"였다고 보도했다.

WP는 "문 후보는 최근에는 박 후보의 가족 배경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 열렸던 대선후보합동 TV토론회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박 후보에 집중공격을 펼쳤기 때문에 문 후보는 상대적으로 박 후보를 공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WP는 "극진보주의인 이정희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이유는 '당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며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독재시대의 퍼스트레이디'라며 공세를 퍼부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론 후 문 후보 캠프 측에서도 이 후보가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평했다"며 "이로 인해 실제 정책 토론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 거의 모든 이슈에서 큰 차이는 없어

WP는 이처럼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역사적으로는 공통점이 없다"고 대조한 뒤 정책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 국민들은 부유층과 중산층, 빈곤층의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느낀다"며 "고학력자의 실업과 복지문제도 주요 이슈"라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유사한 공약을 내걸었다"며 "하지만 박 후보는 너무 급격한 대기업 개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최근 보수 성향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경제 분야에 비해 유권자들의 우선순위에서 뒤처졌지만 지난 12일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또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이번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비판했지만 전통적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북 노선이 두 후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권에서 단절됐던 북한과의 경제·문화적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박 후보도 북한이 2010년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하고 비핵화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반면 문 후보는 (당선하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빠른 시일안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문 후보는 또 북한과 평화적 공존을 위해 대화노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산정책연구원 봉영식 선임연구원은 WP에 "박 후보도 (김정은과의) 정상회담까진 아니더라도 근본적으로는 북한과의 대화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봉 선임연구원은 또 "문 후보와 박 후보가 (대북정책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며 "그러나 양측 캠프 모두 많은 국민이 북한과 일정수준 교류하고 대화를 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지난 10일에는 '삼성공화국(The Republic of Samsung)'이 한국의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 대선에 최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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