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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2차 TV토론 공세 톤다운…1차 때에 비해 朴에 대한 독설 줄어

朴에 "최저임금 얼마냐" 물었다 "스무고개 하냐", "이건희·정몽구 보통국민으로 되돌리는게 경제민주화"라며 재벌때리기 초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2-12-10 15:26 송고
이정희 대통령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에 앞서 얼굴을 만지며 웃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2.12.1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열린 18대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1차 토론에 이어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그러나 1차 토론 때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TV토론에 나왔다"며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지난 TV토론 이후 대선후보 자질논란을 의식한 듯 공세와 독설에 있어 다소 톤다운 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 주제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것임을 인식, 타깃을 박 후보에 국한하지 않고 오히려 재벌을 보다 혹독하게 비판하며 강공을 편 것이 눈에 띄었다.

이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있는데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황유미씨는 26세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머리가 모두 빠진 유미씨는 깃털처럼 가벼워져서 이 세상을 떠났다"며 "유미씨 말고 50여명의 노동자들이 투병중인데 삼성은 고집스럽고, 정부도 삼성편을 든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온갖 편법과 로비로 국회와 청와대까지 쥐고 흔드는 그들. 이건희, 정몽구씨를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 통합진보당의 경제민주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공통질문에서 이 후보는 박 후보를 '청담동 앨리스'에 비유하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박 후보는 18년 동안 청와대에 살다가 81년 성북동 주택에 들어갔다"며 "이 집은 경남기업 회장이 무상으로 지어준 집이다. 박 후보는 300평 넘는 집을 거저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는)취득세, 증여세, 등록세 안 냈고 이 집을 팔아 장충동으로 갔다가 다시 삼성동으로 이사했다. 기준시가가 20억원이 조금 넘는다"며 "이렇게 산 사람이 박 후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 후보가 지난 1차 토론 때에는 전두환 정권으로 받은 6억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데 이은 2탄인 셈이었다.

다만 이같은 언급은 공통질문의 주제인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이었다.

경기침체 극복방안을 묻는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오늘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재벌이 위기라는데 정말 어려운 분들은 재벌이 아닌 서민들"이라며 "서민들이 위기를 탈출하려면 정리해고, 비정규직 폐지 등 15년 전 IMF로 인해 만든 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도적 개선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톤다운 된 모습을 보이려 애쓰다가 박 후보와의 상호토론이 시직되자 '최저임금'을 두고 "최저임금이 얼마인줄 아느냐"고 집요하게 답변을 요구하는 등 박 후보를 시험대에 세우려 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 8월 7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최저임금에 대해 정확히 답변하지 못했던 것을 지적하면서 "당시 박 후보에게 질문이 들어왔다(그런데 답변을 못했다)"며 "내년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최저임금 노동자는 몇 명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해 "(제가 받은 질문이 아니었고 아르바이트 시급으로 잘못들어서 답변한 것이라는)설명이 나갔는데 그때 아마 그걸 못보고 잘못된 정보만을 가지고 얘기를 하신 것 같다.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죠"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최저임금은 아느냐고 재차 묻자 박 후보는 "현재 최저임금은 4580원이고 내년에는 4860원"이라며 "그런데 이런 대선후보 토론에 나와 가지고 상대를 물 먹이고, 골탕 먹이고, 스무고개 하는 식으로 하는 거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토론이라고 본다"고 되치기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미래 비전을 보고 국민에게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가를 얘기하기 바쁜데 스무고개 하는 식으로 이건 얼마, 저건 얼마.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숙제 해왔냐(라고 하는)느낌을 받아서 국민들도 대선후보 토론이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1분간 질문하고 1분 30초간 답변시간이 주어지는 규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박 후보의 답변 도중 계속해서 최저임금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며 끼어들자 사회자는 "허락 받지 않는 한 끼어들면 안 된다"며 "남의 발언에 끼어들지 않게 규칙을 지켜달라"고 주의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에 앞서 목을 만지며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2.12.1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는 경제민주화 실현방안을 묻는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는 새누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재벌에게 트럭으로 정치자금 받고, 재벌에게 은행 주고, 날치기 법안을 하는데 새누리당이 재벌개혁과 어울리느냐"며 "조직폭력배가 착하게 살자며 문신 새긴 거랑 뭐가 다르냐"고 비난했다.

복지정책과 관련해 상호토론을 하면서는 박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주제를 벗어난 공방을 벌이자 사회자가 카운터를 세우고 "주제와 다른 토론은 삼가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 박 후보에게 물었던 전두환 정권에서 받은 6억원과 관련해 "왜 세금을 안내느냐"고 물었고, 박 후보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계신데 저한테 별로 질문하실 게 없는 것 아니냐. 거기에 대해서는 이미 (환원하겠다고)답을 드렸다"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세금을 내셨는지..."라며 질문을 흐리자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이 후보는 현실적인 코앞에 닥친 일부터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와 단일화 의지가 강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후보로 뛸 생각이 없으면서 27억 받았다.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먹튀'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면서 서민들 이야기를 하고 그런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에 "복지 문제를 잘 풀기 위해 질문을 드린 것이고, 지난번 하고 다른 질문이다. 그때는 사회 환원이었고 지금은 세금을 내셨냐는 이야기"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제가 (복지)공약을 발표할 때 재원 조달방안을 함께 검토해서 실현 가능 없는 것은 제외했다"며 "이 후보는 간병서비스를 보험 적용하는 등 결국 무상의료를 공약했다. 대선 공약집을 보니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고 주제 내의 질문으로 이 후보에게 역공을 가했다.

재원마련 방안이 없다는 지적에 이 후보는 "2009년에 이 공약을 가장 먼저 채택하며 13조원을 분명하게 말씀 드렸다. 전달 체계를 만들어서 좀 더 시민들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에 박 후보가 "증세를 해야된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는 "당연히 고소득층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성북동 집은 왜 세금까지 한 푼도 안내시는 것이냐"고 말해 다시 동문서답식으로 박 후보의 세금 문제를 거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후보는 "지난번과 같이 토론 룰을 어기면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금 제가 재원 조달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갑자기 방향을 다른 쪽으로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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