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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처럼 짜맞춘 휴일 文-安 회동...긴박했던 10시간 재구성하면

'30분' 후보 간 만나자는 데 합의한 시간, '25분' 두 후보간 회동 시간

(서울=뉴스1) 고유선 이준규 기자 | 2012-11-18 14:01 송고
민주통합당 문재인·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가 18일 서울 정동 한음식점에서 만나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한 후 헤어지며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11.18/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후보 간 회동에 전격 합의하면서 양 후보측 캠프는 18일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양쪽 캠프에는 한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문 후보측에서는 오후 1시로 예정된 광주 기자 간담회에서 안 후보가 어떤 입장을 밝히는 지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입장이었고, 안 후보측에서도 "현재까지 캠프 간 물밑 접촉은 없다"며 오전 10시 30분으로 계획된 중소기업·공정거래 정책 발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오전 11시께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의 사퇴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국회에서 소집됐다는 소식이 양측에 퍼지면서 양 후보의 캠프는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양측 공보라인 관계자들은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 사퇴한 12시께에는 점심식사도 하지 못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민주당 지도부 사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안 후보는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시일 내에 문 후보와 만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30분 뒤에는 문 후보가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환영한다. 시간과 장소가 협의되는 대로 만나겠다"며 화답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맡기겠다"고도 말했다.

문 후보측의 발언 이후인 낮 12시 38분께에는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이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가장 가까운 시간 안에 두 후보께서 만나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후 1시에는 안 후보가 광주·전남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일정 끝나고 상경하는 대로 문 후보를 빠른 시일 내에 만나뵙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며 더욱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라고도 말했다.

안 후보의 발언이 있은 직후 유 대변인은 "빠른 시간 내에 두 분이 만날 수 있도록 조광희 비서실장이 문 후보측에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오후 4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상경했다.

안 후보의 상경 이후인 오후 6시 10분께를 전후로 유 대변인과 문 후보측의 박광온 대변인은 "두 후보가 오후 8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정식집 '달개비'에서 회동한다"고 알렸다.

두 후보의 회동이 알려진 직후 양 후보 진영의 일부 캠프 인사들은 회동 장소로 이동해 후보들의 동선을 점검하고 취재진들의 취재 영역을 조정하는 등 바삐 움직였다.

취재진들도 오후 7시를 전후해 회동 장소로 모여들었다. 두 후보가 회동한 오후 7시 50분께에는 150여명의 취재진들과 만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사복 경찰 2개 제대 70여명, 교통 정리를 위한 교통 경찰 50여명이 현장에 한 데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8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2.11.18/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이날 회동 장소에는 안 후보가 먼저 도착했고 문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두 후보는 만남에 앞서 한 마디씩 소감을 밝히고 본격적인 회동에 돌입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와 대선승리가 중요하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이기고 상식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다시 이렇게 마주 않게 돼 다행스럽다"며 "실무협상도 빨리 재개해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잘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발언 당시에는 문 후보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소리치며 문 후보를 응원했다.

두 후보의 회동은 오후 7시 55분부터 시작됐으며 오후 8시 20분께까지 25분가량 진행됐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두 후보간 회동이 마무리되기 1~2분 전에는 문 후보측 박 대변인과 안 후보측 정연순 대변인이 배석해 후보들의 논의 내용을 정리했다.

후보들의 회동 당시 양 진영의 실무진들은 식당 1층 로비에서 삼삼오오 모여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를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후보 간 만남이 끝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두 후보는 오후 8시 25분께 나와 식당 앞에서 악수를 하며 2분여 간 기념촬영을 한 뒤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의 박광온 대변인(오른쪽)과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의 정연순 대변인이 18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두 후보간의 단일화 회동을 마친 후 브리핑 하고 있다. 2012.11.18/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후보들이 떠난 이후 박 대변인과 정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합의 내용을 발표해드리겠다"며 △새정치공동선언 합의 △단일화 방식은 단일화방식협상팀에 일임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 힘을 합칠 것을 재확인 등의 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단일화방식협상팀이 19일부터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며 새정치 공동선언을 양 후보측이 동일하게 오후 9시에 서면으로 발표한다는 내용도 함께 밝혔다. 실제 새정치공동선언문은 오후 9시 양 후보측 출입 기자들에게 메일로 전송됐다.

두 후보의 회동이 끝난 이후에도 안 후보측과 문 후보측은 각각 브리핑을 열어 기자들의 궁금증을 달랬다.

안 후보측 유 대변인은 오후 9시 캠프에서 브리핑을 열고 단일화방식협상팀 교체 소식을 알렸다.

안 후보측 협상팀 팀장이었던 조광희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전력으로 문 후보측의 지적을 받았던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은 이번 교체 과정에서 빠졌다.

대신 하승창 대외협력실장이 팀장으로, 강인철 법률지원단장이 팀원으로 합류했다. 원래 팀원이었던 금태섭 상황실장은 그대로 남았다.

문 후보측은 우상호 공보단장은 "우리는 협상팀 교체 없이 기존 분들 그대로 간다"며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위임했으니 안 후보측에서 가져오는 방식을 들어봐야 하고 그에 맞춰 실무협상을 해야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오후 10시 현재 안 후보측은 유민영·정연순 대변인 등 캠프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종료됐으며 두 대변인은 회의 직후 별다른 브리핑 없이 캠프를 떠났다. 회의에서는 이날 두 후보의 회동 결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직까지 양 진영의 특별한 움직임은 현재 없으며 다들 퇴근을 하는 분위기다.


kes@news1.kr find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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